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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가스터빈 개발 이후가 중요한 이유

김희정 기자
입력 2019.10.11 07:00 수정 2019.10.11 06:07

후발주자 두산중공업 가스터빈…미‧독‧일과 경쟁

시장 초기 안착 위해 정부 정책적 배려 필요

후발주자 두산중공업 가스터빈…미‧독‧일과 경쟁
시장 초기 안착 위해 정부 정책적 배려 필요


지난달 18일 두산중공업이 창원공장에서 공개한 '발전용 가스터빈' ⓒ두산중공업 지난달 18일 두산중공업이 창원공장에서 공개한 '발전용 가스터빈' ⓒ두산중공업

2조3000억원. 우리나라 발전공기업 5개사에서 사용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 59호기의 가스터빈에 들어간 총액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가스터빈은 미국‧독일‧일본 등 전량 외국산으로, 이 돈은 고스란히 외국으로 빠져나갔다.

가스터빈 제작 기술은 진입장벽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미국‧독일‧일본‧이탈리아 등 지금까지 단 4개국만 이 기술을 보유했었다. 핵심적인 국가 전략상품으로 각 국은 가스터빈 제작 기술유출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이 어려운 기술을 두산중공업이 세계에서 5번째로 독자 개발해 지난 9월 ‘발전용 가스터빈’ 초도품 최종조립을 공개했다.

드디어 우리나라도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2017년 말 발표된 정부의 8차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리파워링 등을 고려하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18GW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이 미국‧독일‧일본의 가스터빈과 입찰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다. 두산중공업 가스터빈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500MW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시험가동을 한 후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한다. 우리 가스터빈이 상업운전을 시작해 시장에 잘 안착하려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국산 가스터빈이 시장에서 초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가스터빈을 수주하는 참여기업에 인센티브나 세금혜택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도움 없이는 현재 선진국과의 3년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

국가적으로 실증사업 기회도 보장해야 한다. 가스터빈 산업에 늦게 뛰어든 일본 역시 정부차원의 실증사업으로 단숨에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했다. 일본 MHPS사는 최신 M501J 모델 개발 이후 일본 간사이 전력의 발전소에 6기를 대량 공급하며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조기에 안정화 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훗날엔 우리가 가스터빈을 수출해 역으로 2조3000억원을 벌어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시기를 앞당겨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이 글로벌 위상을 얻으려면 일본‧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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