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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보다 중앙?’ 황희찬…벤투호 새 옵션 될까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9.10.05 10:53 수정 2019.10.05 10:53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서 2골-3도움 기록 중

입지 넓지 않은 벤투호에서 중용될 지 관심

유럽 무대에서 가치를 입증 중인 황희찬. ⓒ 뉴시스 유럽 무대에서 가치를 입증 중인 황희찬. ⓒ 뉴시스

‘황소’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리버풀과의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잘츠부르크는 전반 36분까지 내리 3골을 헌납하며 끌려다녔다. 하지만 전반 39분 황희찬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3-3까지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비록 팀은 3-4로 패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곤경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이날 황희찬은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를 무너뜨리는 환상적인 득점을 터뜨렸고, 팀 동료 미나미노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황희찬의 리버풀전 활약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경기에서 6골 10도움을 기록하는 등 페이스가 물이 올랐다.

다수의 공격포인트가 유럽 변방에 속한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 쏠려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황희찬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올렸다. 오스트리아가 아닌 유럽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능력임을 입증한 셈이다.

이러한 황희찬의 활약은 한국 A대표팀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사실 황희찬은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아래에서 입지가 좁다.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1차전에서 결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경기서 최전방은 황의조, 2선은 손흥민, 황인범, 이재성, 나상호가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후반에는 권창훈이 교체 투입됐고, 황희찬은 끝내 벤치를 지켰다.

무엇보다 황희찬은 벤투호에서 아직까지 확실한 포지션 없이 떠돌고 있는 신세다. 매 경기 다양한 포지션에서 실험 대상에 오르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6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함께 투톱으로 나섰지만 후반 23분 교체 아웃됐다. 황희찬 대신 투입된 황의조는 후반 31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왜 자신이 주전 골잡이인지를 증명했다.

황희찬은 4일 뒤 이란전에서 후반 23분 이재성 대신 4-1-3-2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어로 교체 투입됐다. 이 경기서도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급기야 지난 9월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황희찬의 위치는 오른쪽 윙백이었다. 이른바 벤투 감독의 파격 실험이었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황희찬은 별다른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채 후반 17분 물러났다.

황희찬은 벤투호에서 입지가 넓은 편이 아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황희찬은 벤투호에서 입지가 넓은 편이 아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뿐만 아니다. 황희찬은 지난 1월 아시안컵 개막을 앞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왼쪽 윙백으로 출전한 바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두 차례 윙백 실험은 모두 실패였다.

황희찬은 유럽 무대에서 줄곧 4-4-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뛰고 있다. 어릴 때부터 최전방 공격수로만 활약한 황희찬은 애초부터 측면 윙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세밀한 볼 터치는 다소 아쉽지만 강한 체력, 저돌적인 돌파, 많은 활동량, 전방 압박에 능하다. 약점이었던 슈팅 정확도와 골 결정력은 올 시즌 상당 부분 보완했다.

또, 엘링 홀란드와의 파트너십은 절정이다. 황희찬은 득점못지 않게 어시스트에도 눈을 떴다. 올 시즌 10도움 가운데 5개가 홀란드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지난 3월부터 4-1-3-2 포메이션을 여러차례 실험한 바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는 경기 도중 4-1-4-1에서 4-1-3-2로 바꾸며 변화를 꾀했다. 원톱에서는 황의조와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적어도 투톱에서는 충분한 옵션이 될 수 있다.

벤투호는 오는 10일 스리랑카, 15일 북한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를 치른다. 이번 2연전에서 황희찬이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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