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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신당 창당, 빠르게 혹은 늦게? 이유있는 고민

이유림 기자
입력 2019.10.03 01:00 수정 2019.10.03 05:20

빠른 창당? "창당해야 정계개편 주도권 행사"

느린 창당? "창당효과 극대화 시기 기다려야"

빠른 창당? "창당해야 정계개편 주도권 행사"
느린 창당? "창당효과 극대화 시기 기다려야"


지난9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열린 대안정치 창당준비기획단 사무실 현판식에서 왼쪽부터 이유석 전 의원, 장정숙, 박지원 유성엽, 천정배, 최경환 의원이 케익 컷팅식을 하고 있다.ⓒ뉴시스 지난9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열린 대안정치 창당준비기획단 사무실 현판식에서 왼쪽부터 이유석 전 의원, 장정숙, 박지원 유성엽, 천정배, 최경환 의원이 케익 컷팅식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3지대 신당' 구축에 나선 대안신당(가칭) 내부 구성원들이 창당 시점을 놓고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당초 대안신당은 4분기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일인 11월 15일 이전까지는 창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내부에서는 창당 시점을 늦추자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대안신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성엽 대표와 박지원 의원은 창당을 빨리하자는 입장이고, 천정배 의원과 장병완 의원은 정국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천천히 하자는 입장이다.

'빠른 창당'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은 우선 당을 만들어놔야 총선 전 정계개편 국면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당을 만들어놔야 올해 11월과 내년 2월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고 차질없이 선거운동에 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정당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회 공간 배정에서 배제되는 등의 불이익을 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당 국고보조금은 대안신당이 창당한다고 해서 국민의 세금이 특별히 더 들어가는 게 아니라 총액은 이미 결정돼 있고 정당들이 나눠갖는 것이기 때문에, 대안신당이 창당이 늦어 수령하지 못하게 되면 그만큼 적(敵)들의 금고를 불려주는 셈이라는 측면도 있다.

반면 '느린 창당'을 선호하는 의원들은 정계개편 흐름과 맞물려 창당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창당했다가 여론조사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이면, '제3지대 신당'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실종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입장차는 총선을 앞두고 양측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빠른 창당을 주장하는 박지원 의원(전남 목포)은 '정치 9단'으로 그 어떤 의원보다 개인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성엽 대표(전북 정읍고창)는 두 차례 연속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저력이 있다. 당세와 무관하게 선거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느린 창당을 주장하는 천정배 의원(광주 서을)과 장병완 의원(광주 동남갑)은 모두 광주광역시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8개 선거구로 이뤄진 광주는 특정 정당에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 2016년 총선 때도 8개 선거구 모두를 국민의당이 휩쓸었던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세가 중요한 변수로 여겨진다.

현재까지 광주는 민주당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천 의원과 장 의원은 대안신당을 창당했다가 낮은 지지율에 그칠 경우, 광주에서 '제3지대 신당 바람'이 채 일어나지도 못하고 사그러들 것을 우려해 창당효과를 극대화할 시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양측 입장이 팽팽해 대안신당은 아직 창당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다만 창당 준비작업은 날짜와 별개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부산에서 시도당 창당을 위한 '지역별 창당준비모임'을 가졌다.

대안신당 관계자는 "다음주와 그 다음주에 각각 경기와 서울에서 창당준비모임을 가질 예정"이라며 "우리 조직이 있는 전남과 전북은 다른 곳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창당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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