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고정이하여신 4조6681억…1년 새 5465억↓ 짙어진 경기 침체 그림자…여신 관리 강화 본궤도 <@IMG1>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최근 1년 동안에만 부실채권을 5000억원 넘게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은행들의 대출에 잠재돼 있는 위험은 축소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이른바 R의 공포가 확산되자, 이에 대비하기 위한 은행들의 여신 건전성 관리에도 점점 속도가 나는 모양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들이 보유한 고정이하여신은 4조6681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2146억원) 대비 10.5%(5465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대출을 가리키는 말로, 통상 부실채권을 분류할 때 잣대로 쓰인다. 금융사들은 대출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은행별로 봐도 대부분 이 같은 부실채권을 상당 폭 감축한 모습이었다. 그 중에서도 하나은행의 추세가 가팔랐다.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1조4896억원에서 1조1434억원으로 23.2%(3462억원)나 감소했다. 국민은행 역시 1조4138억원에서 1조2509억원으로, 우리은행도 1조1458억원에서 1조274억원으로 각각 11.5%(1629억원)와 10.3%(1184억원)씩 고정이하여신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조사 대상 은행들 중에서는 신한은행만 고정이하여신이 1조1654억원에서 1조2464억원으로 소폭(7.0%·810억원) 확대됐다. 이러면서 은행들의 여신 건전성 지표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올해 6월 말 4대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평균 0.46%로 1년 전(0.56%)보다 0.10%포인트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들고 있는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들의 해당 수치는 일제히 하강 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1%에서 0.43%로 0.08%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54%에서 0.09%포인트 하락한 0.45%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0.66%에서 0.47%로, 신한은행은 0.51%에서 0.50%로 각각 0.19%포인트와 0.01%포인트씩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아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본격적인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가시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많아질 수 있고, 자칫 이런 흐름이 생각보다 빨라질 경우 은행들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렇게 리스크가 더 커지기 전에 미리 대출을 재정리해 두겠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우리 경제에는 저성장과 저물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R의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2%까지 내린 상태다. 이 같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가 몰아닥치던 2009년(0.8%) 이후 최저치다. 수출과 투자의 동반 악화로 소비 심리까지 계속 위축되면서 당장 성장 동력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근래의 흐름을 감안했을 때 올해 실제 최종 성장률은 1%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염려가 나온다. 사상 처음으로 0%대까지 추락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위기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통계청은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4.81(2015년=100 기준)로 전년 동월(104.85) 대비 0.0%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특히 소수점 자릿수를 늘려보면 -0.038%로 첫 마이너스 기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수출에 대한 의존이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당분간 성장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가계와 기업 모두 장기적으로 대출 건전성이 나빠질 개연성이 큰 만큼, 은행들로서는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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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R의 공포…부실채권 정리 나선 은행들

부광우 기자 | 2019-09-12 06:00
4대銀 고정이하여신 4조6681억…1년 새 5465억↓
짙어진 경기 침체 그림자…여신 관리 강화 본궤도


국내 4대 은행 고정이하여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국내 4대 은행 고정이하여신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최근 1년 동안에만 부실채권을 5000억원 넘게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은행들의 대출에 잠재돼 있는 위험은 축소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이른바 R의 공포가 확산되자, 이에 대비하기 위한 은행들의 여신 건전성 관리에도 점점 속도가 나는 모양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들이 보유한 고정이하여신은 4조6681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2146억원) 대비 10.5%(5465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넘게 연체된 대출을 가리키는 말로, 통상 부실채권을 분류할 때 잣대로 쓰인다. 금융사들은 대출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은행별로 봐도 대부분 이 같은 부실채권을 상당 폭 감축한 모습이었다. 그 중에서도 하나은행의 추세가 가팔랐다.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1조4896억원에서 1조1434억원으로 23.2%(3462억원)나 감소했다.

국민은행 역시 1조4138억원에서 1조2509억원으로, 우리은행도 1조1458억원에서 1조274억원으로 각각 11.5%(1629억원)와 10.3%(1184억원)씩 고정이하여신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조사 대상 은행들 중에서는 신한은행만 고정이하여신이 1조1654억원에서 1조2464억원으로 소폭(7.0%·810억원) 확대됐다.

이러면서 은행들의 여신 건전성 지표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올해 6월 말 4대 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평균 0.46%로 1년 전(0.56%)보다 0.10%포인트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들고 있는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들의 해당 수치는 일제히 하강 곡선을 그렸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1%에서 0.43%로 0.08%포인트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54%에서 0.09%포인트 하락한 0.45%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0.66%에서 0.47%로, 신한은행은 0.51%에서 0.50%로 각각 0.19%포인트와 0.01%포인트씩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아졌다.

이처럼 은행들이 본격적인 대출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가시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많아질 수 있고, 자칫 이런 흐름이 생각보다 빨라질 경우 은행들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렇게 리스크가 더 커지기 전에 미리 대출을 재정리해 두겠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우리 경제에는 저성장과 저물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R의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2%까지 내린 상태다. 이 같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가 몰아닥치던 2009년(0.8%) 이후 최저치다. 수출과 투자의 동반 악화로 소비 심리까지 계속 위축되면서 당장 성장 동력 찾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근래의 흐름을 감안했을 때 올해 실제 최종 성장률은 1%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염려가 나온다.

사상 처음으로 0%대까지 추락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위기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통계청은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4.81(2015년=100 기준)로 전년 동월(104.85) 대비 0.0%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특히 소수점 자릿수를 늘려보면 -0.038%로 첫 마이너스 기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 기조가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수출에 대한 의존이 높은 우리 경제로서는 당분간 성장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가계와 기업 모두 장기적으로 대출 건전성이 나빠질 개연성이 큰 만큼, 은행들로서는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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