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보수대통합' 주도권 놓고 '황교안-나경원' 미묘한 신경전?

송오미 기자
입력 2019.08.15 04:00 수정 2019.08.14 22:21

黃, 대국민담화문 원고에 없던 '보수대통합' 막판 추가

나 원내대표에게 주도권 내어줄 수 없다는 의지 보여

黃, 대국민담화문 원고에 없던 '보수대통합' 막판 추가
나 원내대표에게 주도권 내어줄 수 없다는 의지 보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국회 로텐더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국회 로텐더홀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앞에서 '오늘을 이기고, 내일로 나아갑시다'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년 총선을 대비한 보수대통합의 주도권을 놓고 자유한국당 투톱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황 대표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국민담화 발표를 통해 "자유 우파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고, 꼭 해낼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를 위해 정치에 들어온 저로서는 이 문제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한 원고에는 없던 것으로, 담화문 발표 직전 황 대표가 막판에 추가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가 '유승민 러브콜'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상황에서 보수통합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월 15일 한국당 입당 당시와 지난 2월 27일 당 대표 당선 직후 수락 연설에서도 보수대통합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바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가 최근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보수대통합의 불씨를 지피지 않았냐"며 "대권을 꿈꾸는 황 대표로선 보수대통합 주도권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카드다. 나경원발(發) 보수통합 논의가 더 진전되기 전에 흐름을 본인이 가져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도 요즘 야권의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황 대표로선 더욱 신경이 쓰였을 것"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7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면 얼마나 좋겠나. 유 의원 좀 (우리 당에) 오라고 (언론이 얘기)하라"며 "유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한국당은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같은 날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나 원내대표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지만, 언론과 정치권 안팎에선 '나경원발(發) 보수대통합론'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황 대표의 이날 보수통합 발언과 관련해 당내에선 "구체성이 없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보수통합에 거론되는 특정한 인물들의 이름을 콕 집어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들과 만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으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물론 주도권을 확실히 쥘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보수통합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상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다시 말씀 드리겠다"고만 했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에 동의하는 자유 우파는 모두 합쳐야 한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내놨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