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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소재‧부품 국산화 근본적 해결책, 기업환경 개선”

김희정 기자
입력 2019.08.12 14:00 수정 2019.08.12 16:15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소재부품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논의되고 있으나 가장 근본적 해결책은 기업환경 개선을 통한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의견이 나왔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2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소재·부품산업, 한일 격차의 원인과 경쟁력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R&D 관련 세제 지원 확대 등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동시에, 연구계 주 52시간 획일적 적용과 전문연구요원제 감축, 화학물질 규제 등 과학기술 및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논의를 재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 소재·부품산업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경쟁력 강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됐다. 세미나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로 인해 부각되고 있는 소재·부품산업 내 한일 격차의 원인을 무역구조 및 정책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논의는 글로벌 무역구조와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반도체와 일본의 소재 산업은 글로벌 분업과 협업의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말하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국 반도체의 일본 소재산업 종속론, 과학기술계의 소재부품산업 외면과 대기업의 중소기업 육성 회피 주장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한국 소재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자원 부족국가로서 필요 소재를 수입해야 하므로 완벽한 국산화는 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일본 수출규제의 대상인 고순도 불화수소의 탈일본화는 중국산 저순도 불화수소 또는 형석과 황산 수입의 증가를 의미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소재의 수입은 거부하면서 완제품은 수출하겠다는 발상은 자유무역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국가간 분업과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무역 체계 선도국가로서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부 교수는 한일 소재부품산업은 자유무역을 통한 무역증대효과가 한국과 일본에 각각 368억 달러, 331억 달러로 총 698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대(對)세계 10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나타낸 한국 소재부품산업은 여전히 생산기술의 차이로 일본에는 큰 폭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일 소재부품 적자는 2000년 103억 달러에서 2010년 242억 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지난해 151억 달러로 감소하였으며, 이는 기술격차 감소와 쌍방향 분업구조 정착으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의 심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일본 소재‧부품 산업이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산업은 중기술 개발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10년 안에 한국의 기술 수준이 일본의 99.5%까지 높아져도, 남은 0.5%의 차이가 일본의 핵심 경쟁력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기술 품목 중심의 생산협력과 함께 기술투자 민관 협력, 공동법인 설립 등을 제시했다.

한일 소재부품 산업 격차의 원인으로 화학물질 평가 및 관리 규제의 차이를 들기도 했다. 곽노성 한양대 과학정책학과 특임교수는 “화학물질 평가 규제 강도가 일본, 미국, EU, 한국 순으로 일본과 한국이 극명히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전면 재정비와 화학물질 규제를 일본 수준으로의 완화를 주장했다.

이날 토론의 사회를 맡은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전무는 “경쟁력 강화 및 기업환경 개선 논의가 소재부품 산업에 국한되기 보다는 국내 기업 및 산업 전반의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들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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