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孫퇴진 여론조사' 전면전…당권·비당권파 셈법은

이유림 기자
입력 2019.08.12 04:00 수정 2019.08.12 05:41

비당권파, 여론조사 결과로 반격 모색

당권파, 손학규 선언 미루고 대응 준비

비당권파, 여론조사 결과로 반격 모색
당권파, 손학규 선언 미루고 대응 준비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실 앞에서 최고위에 참석하는 손학규 대표를 향해 '손학규 대표님 당을 떠나 주십시오, 당신이 창피합니다' 라고 씌여진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실 앞에서 최고위에 참석하는 손학규 대표를 향해 '손학규 대표님 당을 떠나 주십시오, 당신이 창피합니다' 라고 씌여진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놓고 또 한 번 정면충돌할 조짐이다. 당 혁신위원회가 손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를 주말간 진행하면서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당 혁신위의 여론조사는 이번 주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민 약 1000명을 상대로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진행되며, 바람직한 바른미래당의 정체성, 손 대표 중심인 현행 지도체제의 개편 필요성 등 10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손 대표 등 당권파는 혁신위의 여론조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대환 혁신위원장의 사퇴로 혁신위 활동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은 당헌·당규를 무시한 자의적 활동이라는 주장이다.

임재훈 사무총장은 지난 9일 출입기자단에 발송한 문자메시지에서 "혁신위 활동은 중단됐는데 일부 혁신위원들이 지속적으로 변칙적 일탈 행위를 하고 있다"며 "부득이하게 기사에 반영할시 '일부 혁신위원'으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혁신위는 주 혁신위원장 체제에서 혁신안이 이미 통과됐을 뿐 아니라, 수 차례 혁신안의 최고위 상정을 거부한 손 대표 측이야말로 혁신위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 발표는 오는 15일 혁신위 활동 종료를 앞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비당권파가 반격을 모색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통합을 해야 한다"며 "(통합하려면) 손학규 대표가 나가고 바른미래당이 정리돼야 할 것"이라는 인터뷰를 하면서, 손 대표를 향해 강공을 펼치던 비당권파는 일시 수세에 몰렸었다.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바른정당계와 비당권파를 이루고 있는 진안(眞安·진짜 안철수)계의 김철근 전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인터뷰를 가리켜 "비당권파가 곤혹스럽고 정치적 입지가 어려워지는 결과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응답이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비당권파로서는 수세에서 벗어나 다시금 당권파를 향한 총공세에 나설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는 관측이다.

한편 오는 12일께 당 혁신과 총선 비전이 담긴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려던 당권파는 발표 시기를 일주일 가량 늦추기로 결정했다.

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같은날 집단탈당 선언을 예고해 정치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는 설명인데, 이번 주내에 발표될 당 혁신위의 여론조사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총선 비전을 담은 '손학규 선언'을 발표한 직후, 비당권파의 '손학규 퇴진'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등 이른바 스텝이 꼬이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 이후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게 되면, 손 대표에 불리한 결과가 나와도 '굴하지 않고 총선까지 간다'는 메시지를 내는 효과를 자연스레 얻게 된다.

또 만약에 손 대표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면, 비당권파를 향한 당권파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호남계를 주축으로 그동안 중립적 입장을 지켜왔던 비례대표 의원들이 당권파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