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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류현진 평균자책점, 얼마나 대단할까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8.04 00:04 수정 2019.08.05 06:44

라이브볼 시대 조정 평균자책점 역대 2위 랭크

역사적인 투수들의 커리어 하이보다 좋은 성적

1점대 중반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류현진. ⓒ 게티이미지 1점대 중반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류현진. ⓒ 게티이미지

이 정도면 이른바 ‘국뽕’에 흠뻑 취해도 이상하지 않다. 괴물 시즌을 보내고 있는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말이다.

류현진의 2019년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은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로만 등판해 135.2이닝을 소화했고 11승 2패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15일 보스턴 원정(7이닝 8피안타 2실점)에서의 실점이 야수의 실책에 의해 비자책으로 인정되며 1.66이던 평균자책점이 1.53으로 조정됐다.

류현진의 위대함은 최상위권에 위치한 세부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평균자책점은 물론 WHIP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규정이닝을 소화한 전체 투수들 중 최소 볼넷(16개)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꾸준함을 증명하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횟수에서는 18회로 내셔널리그 1위, 퀄리티스타트율은 86%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류현진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이 바로 평균자책점이다. 시즌의 3분의 2 지점을 지난 가운데 1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 유지는 엽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이 1.53으로 조정되면서 1920년 라이브 볼 시대 이후 기준으로 봤을 때 이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성적이다. 1위는 투고타저 절정이었던 1968년 밥 깁슨이 기록한 1.12.

시대별로 투고타저 또는 타고투저 흐름이 있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수 있다. 이에 고안된 기록이 바로 조정 평균자책점(ERA+)이다.

조정 평균자책점을 구하는 공식은 해당 시즌의 리그 평균자책점과 파크팩터를 대입해 구하는데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수치면 평균보다 좋은 투수로 분류한다. 여기에 한 시즌 200이상의 수치를 보였다면 사이영상을 받아도 손색없는 특급 시즌으로 평가한다.

메이저리그의 기록은 데드볼 시대와 라이브볼 시대(1920년 전후)의 구분을 짓는 게 유의미한데 라이브볼 시대 기준으로 역대 1위는 그 유명한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291점이다.

1920년 이후 조정 평균자책점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1920년 이후 조정 평균자책점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2000년은 스테로이드 시대로 타고투저의 절정을 이뤘는데 당시 마르티네즈는 18승 6패 평균자책점 1.74의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2위가 3.70(로저 클레멘스)인 점을 감안하면, 마르티네즈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류현진의 올 시즌 조정 평균자책점은 무려 271로 라이브볼 시대 기준 역대 2위인 1994년 그렉 매덕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금까지의 성적만 놓고 보면 밥 깁슨, 드와이트 구든, 로저 클레멘스, 랜디 존슨, 클레이튼 커쇼 등 전설적인 투수들의 평균자책점 커리어 하이보다 뛰어났다는 뜻이다.

류현진의 조정평균자책점이 높은 이유는 올 시즌 찾아온 타고투저 흐름 덕분이다. 공인구의 영향으로 홈런 등 장타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1점대 평균자책점은 물론 2점대 유지도 쉽지 않은 게 올 시즌이다.

2019시즌만 놓고 보면 류현진이 유일한 ‘신계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쓰고 있는 류현진이 괴물 성적을 끝까지 유지해 사이영상까지도 거머쥘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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