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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난 호날두, 떠난 팬심 누가 달래주나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7.28 07:02 수정 2019.07.28 08:26

거금과 시간 들여 경기장 찾은 만원 관중 헛걸음

단순 사과에 그칠 사안 아냐, 보상책 마련 절실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경기장에 입장하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의 친선경기에서 경기장에 입장하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누가 봐도 무리한 일정과 한국 축구와 팬을 무시하는 듯한 유벤투스 구단의 처사는 스타 선수를 보기 위해 멀리까지 경기장을 찾은 만원 관중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펼쳤다.

팀 K리그가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가운데 최소 45분 이상 출전을 예고했던 호날두는 끝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만원 관중들의 원성을 샀다.

무리한 일정이 끝내 화근을 불러왔다.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한국 땅을 밟았다.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아시아에 나선 유벤투스는 지난 24일 중국에서 인터밀란과 경기를 치렀는데 호날두는 이 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불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호날두는 유벤투스 선수단과 함께 26일 오후 한국에 도착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중국서 한국으로 건너온 유벤투스 선수단의 전세기가 2시간 가까이 운항이 지연되면서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예정보다 팬 사인회 시간이 늦춰졌고,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팬 사인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행사를 주최한 더페스타의 로라 장 대표가 팬들에게 사과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말았다.

유벤투스 선수단의 경기장 도착이 지연되면서 킥오프도 예정보다 1시간 가량이 지나서야 이뤄질 수 있었다.

주최 측과의 계약에 따라 최소 45분 이상을 소화하기로 한 호날두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계약파기다.

당초 주최사인 더페스타와 호날두는 '최소 45분 이상 출전'을 계약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유벤투스와 계약서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계속된 빡빡한 일정 속에 호날두는 근육 상태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아 팬들의 야유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호날두는 사인회에 이어 경기 출전조차 거부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호날두는 사인회에 이어 경기 출전조차 거부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유벤투스와 호날두 측에서 위약금을 물을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위약금이 아니다. 사인회와 친선경기 불참에 따른 위약금은 호날두와 같은 슈퍼스타들에게는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핵심은 호날두를 보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팬들이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하다는 점이다. 이번 친선경기 입장권은 가장 비싼 프리미엄존이 40만원이다. 절대 싸다고는 볼 수 없는 비용이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대다수가 호날두가 최소 45분 이상 출전한다는 조항이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한 뒤 입장권 구입에 나섰다. 하지만 호날두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폭우를 뚫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아쉬움을 가득 안고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연맹이 사과에 나섰고, 주최사인 더페스타 측도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순 사과에 그칠 일이 아니다.

이미 한국을 떠난 호날두를 붙잡을 순 없더라도 마음 떠난 팬심은 어떤 식의 보상을 통해서라도 되돌려놓을 필요가 있다. 한국 축구는 호날두가 떠났다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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