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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기한 4번트’ 류현진 위엄과 약점 노출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7.27 12:20 수정 2019.07.27 12:20

워싱턴전 6.2이닝 1실점 호투했으나 승패와 무관

상대 중심 타선, 류현진 상대로 4번이나 번트 시도

워싱턴전 6.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류현진. ⓒ 게티이미지 워싱턴전 6.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류현진. ⓒ 게티이미지

LA 다저스 류현진이 아쉽게 시즌 12승 달성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각),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워싱턴과의 원정경기서 6.2이닝 8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다저스는 뒤늦게 타선이 폭발, 8회 저스틴 터너의 결승 3점 홈런으로 4-2 승리했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잘 던지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승리를 얻지 못한 경기였다. 다저스는 1회,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고작 1점만 얻는데 그쳤고, 대량 득점 무산이 끝내 류현진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류현진은 8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으나 정타가 거의 없었고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이 빛을 발하면서 워싱턴 타자들의 득점을 억제했다.

워싱턴 선발 어니발 산체스와의 숨 막히는 투수전이 이어진 가운데 가장 큰 고비를 7회였다. 브라이언 도저에게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이어 등장한 빅터 로블레스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맞았고 대타 헤라르도 파라의 희생 번트를 저스틴 터너가 놓치면서 순식간에 만루 위기에 놓였다.

땅볼 유도 능력이 출중한 류현진은 예상대로 상대 방망이의 밑 부분을 공략했고, 트레아 터너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한 숨을 돌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후속 타자 애덤 이튼과 무려 11구 승부를 펼쳤고, 결국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을 막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은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든 2루 주자 파라를 아웃시켜 역전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워싱턴은 류현진을 공략하기 어렵자 네 차례나 번트를 댔다. ⓒ 게티이미지 워싱턴은 류현진을 공략하기 어렵자 네 차례나 번트를 댔다. ⓒ 게티이미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워싱턴 타자들의 잦은 번트 시도였다. 워싱턴은 4회 무사 1, 2루 기회를 잡자 후속 타자 하위 켄드릭이 기습적인 번트를 댔고, 높게 뜬 공이 러셀 마틴 포수에게 잡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5회에는 선두 타자 빅터 로블레스가 다시 한 번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으나 류현진이 타구를 잘 처리하면서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적립했다. 그리고 7회에는 집요할 정도로 두 차례나 번트를 시도했고, 터너의 실책을 유발하며 효과를 보기도 했다.

팀의 중심타자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번트를 댄다는 의미는 그만큼 류현진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제구를 선보이고 있으며 빠르지 않은 직구 구속에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여기에 다저스의 불안한 내야 수비도 번트 작전을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다저스는 1루수 작 피더슨을 비롯해 내야수들의 수비가 전체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이는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난 류현진에게 커다란 독이 되고 있다.

실제로 7회에는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던 파라의 번트를 저스틴 터너가 실책을 저질렀고, 결국 실점으로 이어진 요인이 되고 말았다. 류현진의 공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점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다저스의 내야 수비가 공존된 장면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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