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편의점 매출 40% 감소…국산 2.9%↑, 전체 판매는 1% 증가 그쳐 대체 상품 없는 경우엔 소비 포기로 이어져…내수 부진 이어질까 전전긍긍 <@IMG1>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식품, 패션 등 소비재 시장을 넘어 관광, 금융을 비롯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일본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브랜드 알리기 운동도 탄력을 받으면서 일부 국산 상품의 매출도 반짝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일본 상품 대체제가 마땅치 않은 상품군에서는 오히려 소비활동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23일 기자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일본 상품이 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SNS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유명 일본 수입맥주를 비롯해 음료와 각종 소스류, 스낵류 등 식품 코너도 불매 운동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주류 코너 한쪽에서는 국내에서 체코 대표 맥주로 알려져 있는 필스너우르켈과 코젤 할인 행사가 한창이었다. 아사히나 삿포로처럼 직접적으로 일본어 표기가 돼 있는 일본 주류 코너가 한산한 분위기였던 것과 달리 행사 매대에는 젊은층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IMG2> 평소보다 할인율이 높은 데다 체코 맥주로 알려져 있는 탓에 일본 불매 운동과도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필스너우르켈과 코젤도 알고 보면 일본 최대 맥주업체인 아사히그룹의 브랜드다. 필스너우르켈 할인 상품을 구입한 30대 남성 소비자는 “제품 표기에 보면 원산지 항목에 체코라고 기재돼 있어 당연히 체코 맥주로 알고 있었다”며 “제품 표기나 외형만을 봐서는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노재팬 사이트나 SNS를 통해 일본 상품 목록이 회자되고 불매운동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알게 모르게 일본 기업이 관여하고 있는 상품이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셈이다. 이날 일본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전단지를 붙여 놓은 중형 마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목격할 수 있었다. 아사히 등 대표적인 일본 주류는 매대에서 빠졌지만 일본 라이온그룹의 세탁세제 비트, 주방세제 참그린, 손세정제 아이깨끗해 등은 생활용품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일본 상품으로 회자되는 일본 맥주는 실제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편의점 1위 맥주로 불렸던 아사히의 경우 5위권으로 순위가 밀려났다. CU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맥주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40.3%나 감소했다. 반면 국산맥주는 2.9% 늘었고, 일본 맥주를 제외한 수입맥주도 2.3% 판매량이 증가했다. 판매율만 보면 불매운동 여파로 국산 맥주인 테라나 카스 등이 반사효과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맥주 판매량을 보면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해 예년에 비해 증가폭은 오히려 낮아진 셈이다. 최근 불매운동 확산과 관련한 유통업계의 고민도 이와 비슷하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국산 브랜드의 반사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전체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것이다. 일본 상품에 대한 정확한 대체제가 있는 경우는 반사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아예 소비를 줄일 수 있어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것이다. 평소 유니클로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윤모씨는 “요즘 유니클로 제품을 구입하면 주변 친구들로부터 ‘개념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불매운동에 동참할 생각으로 유니클로 제품 구입은 포기했지만 그렇다고 대체제로 알려진 국산 브랜드를 구입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노노재팬 등 불매운동 사이트와 SNS 상에는 일본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브랜드에 대해 알리고 있지만 제약, 화장품 등 소비재의 경우 자신에게 맞는 특정 제품을 골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엔 대부분 아예 소비를 중단하게 돼 결국은 전체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보다는 오래전부터 계속돼 온 내수 경기 침체가 더 걱정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 오히려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감소 타격이 적게 느껴진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2분기 적자를 걱정할 정도로 업황이 바닥인 탓에 불매운동에 대한 대책 보다는 생존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불매운동에 대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은 맥주, 의류 등 일부 제품군에 한정된다”며 “유통산업 전체로 보면 오히려 내수 소비가 감소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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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현장-①] 국산 브랜드 반사효과?…“근본 대안은 경기 회복”

최승근 기자 | 2019-07-24 06:00
일본 맥주 편의점 매출 40% 감소…국산 2.9%↑, 전체 판매는 1% 증가 그쳐
대체 상품 없는 경우엔 소비 포기로 이어져…내수 부진 이어질까 전전긍긍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로 우리나라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은평구 푸르네마트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로 우리나라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서울 은평구 푸르네마트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식품, 패션 등 소비재 시장을 넘어 관광, 금융을 비롯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 일본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브랜드 알리기 운동도 탄력을 받으면서 일부 국산 상품의 매출도 반짝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일본 상품 대체제가 마땅치 않은 상품군에서는 오히려 소비활동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23일 기자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일본 상품이 매대에 진열돼 있었다. SNS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유명 일본 수입맥주를 비롯해 음료와 각종 소스류, 스낵류 등 식품 코너도 불매 운동 이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었다.

주류 코너 한쪽에서는 국내에서 체코 대표 맥주로 알려져 있는 필스너우르켈과 코젤 할인 행사가 한창이었다. 아사히나 삿포로처럼 직접적으로 일본어 표기가 돼 있는 일본 주류 코너가 한산한 분위기였던 것과 달리 행사 매대에는 젊은층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3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23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평소보다 할인율이 높은 데다 체코 맥주로 알려져 있는 탓에 일본 불매 운동과도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필스너우르켈과 코젤도 알고 보면 일본 최대 맥주업체인 아사히그룹의 브랜드다.

필스너우르켈 할인 상품을 구입한 30대 남성 소비자는 “제품 표기에 보면 원산지 항목에 체코라고 기재돼 있어 당연히 체코 맥주로 알고 있었다”며 “제품 표기나 외형만을 봐서는 일본 브랜드라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노재팬 사이트나 SNS를 통해 일본 상품 목록이 회자되고 불매운동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알게 모르게 일본 기업이 관여하고 있는 상품이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셈이다.

이날 일본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전단지를 붙여 놓은 중형 마트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목격할 수 있었다. 아사히 등 대표적인 일본 주류는 매대에서 빠졌지만 일본 라이온그룹의 세탁세제 비트, 주방세제 참그린, 손세정제 아이깨끗해 등은 생활용품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일본 상품으로 회자되는 일본 맥주는 실제로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편의점 1위 맥주로 불렸던 아사히의 경우 5위권으로 순위가 밀려났다.

CU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맥주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40.3%나 감소했다. 반면 국산맥주는 2.9% 늘었고, 일본 맥주를 제외한 수입맥주도 2.3% 판매량이 증가했다.

판매율만 보면 불매운동 여파로 국산 맥주인 테라나 카스 등이 반사효과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 맥주 판매량을 보면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해 예년에 비해 증가폭은 오히려 낮아진 셈이다.

최근 불매운동 확산과 관련한 유통업계의 고민도 이와 비슷하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국산 브랜드의 반사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전체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는 것이다.

일본 상품에 대한 정확한 대체제가 있는 경우는 반사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아예 소비를 줄일 수 있어 내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것이다.

평소 유니클로를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윤모씨는 “요즘 유니클로 제품을 구입하면 주변 친구들로부터 ‘개념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며 “불매운동에 동참할 생각으로 유니클로 제품 구입은 포기했지만 그렇다고 대체제로 알려진 국산 브랜드를 구입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노노재팬 등 불매운동 사이트와 SNS 상에는 일본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 브랜드에 대해 알리고 있지만 제약, 화장품 등 소비재의 경우 자신에게 맞는 특정 제품을 골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엔 대부분 아예 소비를 중단하게 돼 결국은 전체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불매운동 보다는 오래전부터 계속돼 온 내수 경기 침체가 더 걱정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 오히려 불매운동으로 인한 매출 감소 타격이 적게 느껴진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2분기 적자를 걱정할 정도로 업황이 바닥인 탓에 불매운동에 대한 대책 보다는 생존이 더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산 불매운동에 대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은 맥주, 의류 등 일부 제품군에 한정된다”며 “유통산업 전체로 보면 오히려 내수 소비가 감소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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