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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받지 못한 쑨양 4연패, 그러나 역습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7.21 21:55 수정 2019.07.22 12:14

중국의 쑨양, 개인 종목 역대 3번째 4연패

금메달에도 약물 논란 재점화 가능성 높아

금메달을 차지한 쑨양과 이를 외면한 호주의 호튼. ⓒ 게티이미지 금메달을 차지한 쑨양과 이를 외면한 호주의 호튼. ⓒ 게티이미지

중국 수영의 간판 쑨양이 남자 자유형 400m 역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4연패에 성공,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쑨양은 21일 광주 남부대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4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우승 경쟁자였던 호주의 맥 호튼이 접전 끝에 3분43초17로 2위를 기록했고, 이탈리아의 가브리엘레 데티(3분43초23)가 뒤를 이었다.

쑨양은 이 종목 4연패로 수영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 새겼다. 그는 2013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첫 금메달을 목에 건 뒤 4회 연속 이 종목 최정상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수영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특정 종목 4연패는 이번이 역대 세 번째다. 호주 수영 영웅 그랜트 해켓이 장거리 종목인 1500m에서 사상 첫 4연패를 일궜고, ‘대기만성’의 대표 주자인 미국인 라이언 록티가 개인 혼영 200m 부문에서 역사를 쓴 바 있다.

쑨양의 업적은 위대함으로 포장되기 충분하지만, 그를 둘러싼 금지약물 논란으로 인해 폄훼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쑨양은 지난해 9월 중국 자택에서 도핑검사에 제출할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깨뜨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도핑검사 샘플을 채집하는 국제도핑시험관리 검사관들이 합법적 시험관 증명서와 간호사 자격증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로 인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정면으로 충돌하며 이번 대회 참가가 불투명했던 쑨양이다. 우여곡절 끝에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의 참가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회 전 수영 강국 호주 대표팀의 자코 베르하렌 코치는 “쑨양의 사례는 도핑방지 시스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여기에 미국 여자 대표팀의 릴리 킹 역시 “혈액이 담긴 유리병을 깨는 선수의 경기 출전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영 남자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연패. ⓒ 데일리안 스포츠 수영 남자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연패. ⓒ 데일리안 스포츠

논란이 재점화될 여지는 충분하다. 경기 후 본격적인 신경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발화점은 의외로 쑨양이다.

쑨양은 레이스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참았던 말들을 쏟아냈다. 그는 “나에 대해 이상한 소문을 내는 사람이 있다”라고 운을 뗀 뒤 “호주 선수(맥 호튼)가 불만을 드러낼 수는 있다. 그러나 나는 시상대에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섰다. 쑨양 개인을 무시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중국은 존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쑨양이 불만을 나타낸 이유는 시상대에서 무관심을 일관한 호튼 때문이다. 은메달에 머문 호튼은 시상대에서 무표정으로만 일관했고, 곧바로 이어진 기념 촬영에서도 뒷짐만 진 채 무언의 불만을 나타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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