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나베, 문재인=빨갱이…"폐기하자" 주장도 정치적 의도 수십년 활용돼 폐기될지 회의적…이종근 평론가 "더 강화될 것" <@IMG1>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친일' 프레임에 가두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단일대오를 명분 삼아 반일감정을 앞세우고, 비판적 목소리에 압력을 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내부 분열을 꼽았다. 최재성 민주당 일본경제보복대책특위 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정도 위중한 상황이면 여야가 힘을 합쳐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이것을 당리당략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넘어 일본의 목소리인지, 한국의 목소리인지 모를 정도로 엉켜있는 게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위 위원인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도 "(일본의 수출 규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 내 친일파와 친일 정치인, 친일 언론"이라며 "아베의 잘못을 왜 문재인 정부 탓을 하나. 부당한 조치에 굴복하란 것이냐"고 반발했다. 김 전 원장은 "극우세력의 동맹이나 꼭두각시가 아니라면 더이상 아베 편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토착왜구(우리 땅에서 일본 왜구를 도와 반역행위를 한 자)', '나베(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 원내대표 이름의 합성어)'라는 단어도 언급됐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완벽한 대책이 나오겠나. 한국당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놔도 비판할 것"이라며 "머리를 짜내고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다. 그런데 그걸 정치용 이벤트다, 사진 촬영이라고 하니, 국민들이 한국당을 '토착왜구', '나베'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대 진영에 이념적 프레임을 덧씌우는 일은 보수 진영에도 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빨갱이'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현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김원봉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놈"이라며 "그런 놈을 국군 창설자라고?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적었다. <@IMG2> 이같은 색깔론과 프레임 씌우기는 매번 상대진영을 자극하고, 반발을 가져왔다. 자유우파 시민정치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교 '정상화' 했으면 어느 나라이든 친하게 지내야 평화롭고 공동번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친미, 친일, 친영, 친독, 친불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그런데 어찌해서 지금도 '친일'이 욕이 되나"라고 쓴소리했다. 이 교수는 "일본에서 친한도 욕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친일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것이다. 반일이 반대로 비정상이다"라며 "토착왜구라고 생각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당신은 위험한 파시스트이거나, 일본인에 대한 혐오감이 가득한 인종 차별자이거나, 역사 진보를 거부하는 지적 능력이 극히 결핍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운동 100주년 경축식에서 "빨갱이는 청산해야 할 친일 잔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며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을 사용하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린다.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어온 프레임 덧씌우기가 사라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빨갱이' 프레임 씌우기를 폐기하자는 문 대통령의 의도 역시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근 평론가는 "프레임을 폐기하려면 주어(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정치는 오히려 이 프레임을 선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프레임 폐기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문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북한 문제다. 그리고 북한 문제를 다룰 때마다 나오는 게 주사파 빨갱이 프레임"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를 알고 선제적으로 '빨갱이 프레임=친일 잔재'라며 폐기를 주장한 거다.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중립을 지켜야 할 문 대통령이 진영의 한복판에 선 이유가 뭐겠나. 총선에 승리하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친일-빨갱이' 프레임은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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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파국위기] '친일 대 빨갱이' 프레임 폐기 가능할까

이유림 기자 | 2019-07-14 01:00
나경원=나베, 문재인=빨갱이…"폐기하자" 주장도 정치적 의도
수십년 활용돼 폐기될지 회의적…이종근 평론가 "더 강화될 것"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친일비호 망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정부의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친일' 프레임에 가두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단일대오를 명분 삼아 반일감정을 앞세우고, 비판적 목소리에 압력을 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내부 분열을 꼽았다. 최재성 민주당 일본경제보복대책특위 위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정도 위중한 상황이면 여야가 힘을 합쳐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이것을 당리당략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넘어 일본의 목소리인지, 한국의 목소리인지 모를 정도로 엉켜있는 게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위 위원인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도 "(일본의 수출 규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국 내 친일파와 친일 정치인, 친일 언론"이라며 "아베의 잘못을 왜 문재인 정부 탓을 하나. 부당한 조치에 굴복하란 것이냐"고 반발했다. 김 전 원장은 "극우세력의 동맹이나 꼭두각시가 아니라면 더이상 아베 편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토착왜구(우리 땅에서 일본 왜구를 도와 반역행위를 한 자)', '나베(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나 원내대표 이름의 합성어)'라는 단어도 언급됐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완벽한 대책이 나오겠나. 한국당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놔도 비판할 것"이라며 "머리를 짜내고 지혜를 모으는 과정이다. 그런데 그걸 정치용 이벤트다, 사진 촬영이라고 하니, 국민들이 한국당을 '토착왜구', '나베'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대 진영에 이념적 프레임을 덧씌우는 일은 보수 진영에도 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상기시키는 '빨갱이'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현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김원봉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놈"이라며 "그런 놈을 국군 창설자라고?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적었다.

11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해찬 대표와 최재성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 1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11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해찬 대표와 최재성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 1차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같은 색깔론과 프레임 씌우기는 매번 상대진영을 자극하고, 반발을 가져왔다. 자유우파 시민정치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친일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교 '정상화' 했으면 어느 나라이든 친하게 지내야 평화롭고 공동번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친미, 친일, 친영, 친독, 친불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그런데 어찌해서 지금도 '친일'이 욕이 되나"라고 쓴소리했다.

이 교수는 "일본에서 친한도 욕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친일은 당연하고 정상적인 것이다. 반일이 반대로 비정상이다"라며 "토착왜구라고 생각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당신은 위험한 파시스트이거나, 일본인에 대한 혐오감이 가득한 인종 차별자이거나, 역사 진보를 거부하는 지적 능력이 극히 결핍된 사람"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운동 100주년 경축식에서 "빨갱이는 청산해야 할 친일 잔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며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을 사용하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린다.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어온 프레임 덧씌우기가 사라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빨갱이' 프레임 씌우기를 폐기하자는 문 대통령의 의도 역시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종근 평론가는 "프레임을 폐기하려면 주어(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정치는 오히려 이 프레임을 선거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프레임 폐기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문 정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북한 문제다. 그리고 북한 문제를 다룰 때마다 나오는 게 주사파 빨갱이 프레임"이라며 "문 대통령은 이를 알고 선제적으로 '빨갱이 프레임=친일 잔재'라며 폐기를 주장한 거다.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중립을 지켜야 할 문 대통령이 진영의 한복판에 선 이유가 뭐겠나. 총선에 승리하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친일-빨갱이' 프레임은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데일리안 =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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