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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vs 호날두, 점점 벌어지는 국대 커리어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9.07.06 17:09 수정 2019.07.07 07:03

호날두, 유로 2016 이어 네이션스리그 초대 우승

메시는 이번에도 코파 아메리카 정상 밟는데 실패

호날두와 메시는 클럽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룬 선수들이다. ⓒ 게티이미지 호날두와 메시는 클럽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룬 선수들이다. ⓒ 게티이미지

축구계 끝판왕이자 신계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언제나 비교대상이다. 이른바 ‘메호대전’이다.

현역 선수 중 클럽 레벨에서 메시와 호날두를 능가할 선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선수는 우승 가능한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각종 개인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활약상은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일단 월드컵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사실 국가대표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약소국 출신의 선수들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역대 월드컵 우승 경력이 없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1978년과 1986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전통 강호다. 특히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원맨쇼 활약으로 아르헨티나를 정상으로 이끈 디에고 마라도나는 아직까지 축구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래서 메시는 마라도나와도 비교선상에 놓인다. 적어도 마라도나를 확실하게 넘어서려면 아르헨티나에서 최소한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그동안 메시와 호날두의 국가대표 무관은 커리어에 있어 치명적인 오점으로 작용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호날두가 포르투갈에서 뚜렷한 업적을 일궈내며 자신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포르투갈은 유로 2016에서 프랑스를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물론 호날두를 포르투갈 유로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보긴 어려웠다. 당시 프랑스와의 결승전 전반 초반 부상으로 인해 조기 교체 아웃됐기 때문이다.

당시 호날두는 대회 3골을 터뜨렸지만 전체적으로 두드러지는 활약상은 아니었다. 수비에서 페페가 철벽 방어를 선보였고 결승에서는 에데르가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호날두가 포르투갈의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에 일부분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호날두는 사상 첫 유로 4개 대회 연속 득점을 비롯해 역대 9골로 미셸 플라티니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두 선수의 격차가 좀 더 벌어진 것은 지난 6월 열린 UEFA 네이션스리그다. 포르투갈은 결승에서 네덜란드를 제압하고, 초대 네이션스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호날두는 조별리그에서 휴식을 이유로 불참한 탓에 우승 공헌도는 적었지만 4강전과 결승전에서 풀타임 출전했다. 그리고 스위스와의 4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이었다.

이번 네이션스리그 우승으로 국가대표 두 번째 정상을 밟아본 호날두. ⓒ 게티이미지 이번 네이션스리그 우승으로 국가대표 두 번째 정상을 밟아본 호날두. ⓒ 게티이미지

이에 반해 메시는 여전히 메이저대회와 인연이 없다. 이번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가시밭길을 걸었다. 콜롬비아에 0-2로 패했고, 파라과이와 1-1로 비기며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초청팀 카타르에 승리를 거두며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8강에서는 복병 베네수엘라를 격파했다.

아르헨티나의 코파 아메리카 여정은 4강까지였다.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맞아 0-2로 패했다. 아르헨티나의 수비 조직력 문제는 다시금 노출됐고, 공격에서의 날카로움과 창의성도 결여됐다. ​메시의 아홉 번째 메이저대회 도전기는 이토록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

지금까지 메시는 월드컵에서 네 차례 출전했다. 준우승이 최대 성과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결승까지 이끌었다. 독일에게 패하며 꿈에 그리던 피파컵을 쟁취하는데 실패했지만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하며 이름값을 해냈다. 하지만 메시의 골든볼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조별리그서 4골을 터뜨린 반면 이후 토너먼트 4경기 동안 무득점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역시 토너먼트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한 메시다. 물론 월드컵 우승은 결코 쉽지 않다. 단순히 한 명이 돋보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코파 아메리카는 상황이 다르다. 브라질, 우루과이, 칠레, 콜롬비아 등 강호가 즐비하지만 코파 아메리카의 참가국 숫자는 월드컵과 유로보다 훨씬 적다. 또, 아르헨티나의 화려한 선수층을 감안하면 최소 한 번이라도 우승을 차지했어야 옳다는 지적이다.

​메시는 2007년 대회부터 무려 다섯 차례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해 준우승 3회, 4강 1회, 8강 1회에 머물렀다.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칠레와의 결승전에서는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는 등 스스로 우승을 날려버렸다. ​

이번 대회는 과거와 비교해 최악의 퍼포먼스로 실망감을 남겼다. 아르헨티나의 우승 실패 원인 중 메시의 침묵이 단연 첫 손으로 꼽힌다. 파라과이전에서 페널티킥 골을 터뜨린 것을 제외하면 필드골과 도움이 한 개도 없었다.

메시는 국가대표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 게티이미지 메시는 국가대표에서 우승 경험이 없다. ⓒ 게티이미지

클럽에서와 달리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게 아이러니하다. 호날두는 소속팀을 여러 차례 바꾸며 각종 우승을 차지했고 대표팀에서까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메시는 오로지 바르셀로나에서만 몸담았다. 바르셀로나 역대 최고의 레전드이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빈손이다.

온더볼이나 공격 상황에서 메시의 파괴력은 상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하지만 수비 기여도는 제로에 가깝다. 수비 상황에서 활동량이 전무하다. 체력을 비축해야만 공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시의 적은 활동량으로 팀 밸런스가 무너지고 있다. 한 명이 뛰지 않으면 나머지 동료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후방 플레이메이커나 빌드업에 능한 중앙 미드필더의 부재로 인해 메시가 3선까지 내려와서 공을 받는 횟수가 잦은게 사실이다. 상대 골문과 점점 멀어짐에 따라 득점력이 감소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에서도 플레이메이킹 역할을 수행한다. 심지어 메시는 올 시즌 라 리가 득점왕에 올랐다.

더욱 답답한 점은 메시 없는 아르헨티나는 남미에서 별 볼일 없는 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메시가 결장한 아르헨티나는 1승조차 버거웠다. 그래서 메시 딜레마가 존재한다.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내년 다시 한 번 코파 아메리카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다. 아르헨티나는 아직 리빌딩 중이고, 30대로 접어든 메시는 점점 하락세를 걷고 있다. 메이저대회 무관. 언제나 메시를 따라붙는 꼬리표다.


#메시, 역대 메이저대회 성적

​2006 독일 월드컵 : 8강
2007 코파 아메리카 : 준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 8강
2011 코파 아메리카 : 8강
2014 브라질 월드컵 : 준우승
2015 코파 아메리카 : 준우승
2016 코파 아메리카 : 준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 16강
2019 코파 아메리카 : 4강


#호날두, 역대 메이저대회 성적

UEFA 유로 2004 : 준우승
2006 독일 월드컵 : 4강
UEFA 유로 2008 : 8강
2010 남아공 월드컵 : 16강
UEFA 유로 2012 : 4강
2014 브라질 월드컵 : 조별리그
UEFA 유로 2016 : 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 : 16강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 : 우승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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