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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없이 은돔벨레? 갈림길 선 토트넘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7.03 07:45 수정 2019.07.03 07:53

클럽 레코드 금액으로 미드필더 은돔벨레 영입

에릭센 붙잡을 경우 당장 우승 후보 스쿼드 격상

은돔벨레를 영입한 다니엘 레비 회장이 투자와 판매,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게티이미지 은돔벨레를 영입한 다니엘 레비 회장이 투자와 판매,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게티이미지

짠물 경영으로 정평이 나있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이 모처럼 지갑을 열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올림피크 리옹으로부터 탕귀 은돔벨레(22)를 영입했다. 프랑스 국가대표 미드필드와의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은돔벨레의 이적료를 클럽 레코드인 6500만 파운드(약 957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996년생의 은돔벨레는 지난 1년간 엄청난 성장세를 이뤘다. 2017 여름 아미앵으로부터 은돔벨레를 임대 영입한 리옹은 기량에 합격점을 내렸고, 이듬해 이적료를 지불하고 정식으로 영입했다.

은돔벨레는 리옹의 중원 사령관 역할을 맡아 리그 34경기 및 총 49경기에 출장했고 3골-8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특히 트랜스퍼마크트에서는 멤피스 데파이 등을 제치고 은돔벨레의 가치를 리옹 팀 내 1위인 6500만 유로(약 855억)의 몸값을 매기기도 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는 확 달라진 토트넘의 이적 정책이다. 토트넘은 2000년대 초반 다니엘 레비 회장이 구단 경영을 맡고 난 뒤 ‘선 수입, 후 투자’라는 합리적 이적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빅6’ 반열에 든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 심지어 새 구장이 완공된 2018-19시즌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이적 시장에서도 영입 제로라는 요지부동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선 수입, 후 투자’ 정책의 시작은 2006-07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토트넘은 끝끝내 지키려던 마이클 캐릭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내주며 구단 최고액인 2448만 파운드를 얻어냈다. 그리고 이 금액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디디에 조코라, 파스칼 심봉다 등을 영입하는데 쓰였다.

2년 뒤 베르바토프를 다시 맨유에 내주면서 클럽 레코드 수입을 경신한 토트넘은 다시 데이비드 벤틀리, 루카 모드리치, 로만 파블류첸코 등을 영입하며 양과 질의 풍성함을 이뤘고, 2013-14시즌 가레스 베일의 이적 때도 마찬가지였다.

토트넘 ‘선 수입, 후 투자’ 정책. ⓒ 데일리안 스포츠 토트넘 ‘선 수입, 후 투자’ 정책. ⓒ 데일리안 스포츠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토트넘의 선수 판매가 아직 없는 가운데 역대 최고액을 지불하고 은돔벨레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새 구장 건설로 인한 대출로 구단 예산에 여유가 없음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이적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과거 토트넘은 선수를 먼저 판 뒤 거둬들인 수입 내에서 빈자리를 메운 방식을 고집했던 구단이다. 게다가 에릭센은 최근 인터뷰서 조건부(재계약) 잔류를 언급하기도 했다.

만약 에릭센을 붙들고 은돔벨레가 팀에 연착륙한다면 토트넘의 스쿼드는 당장 대권 도전할 수준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토트넘은 최근 2~3년간 우승 문턱에 다가설 정도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는데, 얇은 스쿼드로 인해 시즌 막판 자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르는 등 남부럽지 않은 전력을 갖추게 된 토트넘이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선수들의 조직력은 ‘빅6’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하나 남은 아쉬움은 단 하나, 한 시즌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더블 스쿼드였다.

셀링 클럽과 대권 도전이라는 양 갈림 길에서 구단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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