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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쭉날쭉' 브라질, 네이마르 공백 어떻게 메우나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9.07.03 06:13 수정 2019.07.03 07:54

쿠티뉴 살아났지만 피르미누-제주스 득점력 저하 심각

4강 아르헨티나전 앞두고 네이마르 빈자리 걱정

자유도를 부여받은 쿠티뉴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 게티이미지 자유도를 부여받은 쿠티뉴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 게티이미지

한때 '브라질하면 공격'이라는 공식이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다.

특급 스트라이커와 크렉들이 펼치는 화려한 삼바 리듬은 브라질 축구를 상징하는 지표와도 같았다. 하지만 '에이스' 네이마르 부재로 인해 공격에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브라질이 악조건 속에서 최적의 공격 조합을 찾고, 12년 만에 코파아메리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브라질은 3일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 위치한 미네이랑 스타디움서 '숙명의 라이벌' 아르헨티나와의 '2019 코파아메리카' 4강전을 앞두고 있다.

브라질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회에 불참하게 된 네이마르의 공백을 얼마나 메우느냐가 최대 과제였다. 그나마 수월한 조 편성 덕분에 8강까지 올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볼리비아와의 개막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부진했던 필리피 쿠티뉴가 부활을 알린 경기였다. 자유도를 부여받은 쿠티뉴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

하지만 브라질은 베네수엘라와의 2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19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볼리비아와의 후반전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브라질의 공격 전개는 매우 답답했다.

브라질 치치 감독은 마지막 조별리그 페루전에서 새로운 공격 조합을 들고 나왔다. 2선 좌우 윙어 데이비드 네리스, 히샬리송을 선발에서 과감하게 제외하고, 에베르통과 가브리엘 제주스를 내세웠다.

제주스는 이번 코파아메리카에서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최전방 원톱 경쟁에서 밀려 2경기 연속 후반에 교체 출장했다. 에베르통도 1, 2차전에서 조커로 활약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치치 감독의 뚝심 있는 결단은 성공적이었다. 브라질은 페루전에서 19개의 슈팅 중 무려 5골을 폭발시켰다. 카제미루, 피르미누, 에베르통, 다니엘 알베스, 윌리안까지 무려 5명의 선수가 득점을 올렸다.

에베르통은 왼쪽 측면에서 화려한 발재간과 속도감 있는 전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현재 브라질 대표팀에서 유일한 드리블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르미누와 제주스의 공존도 가능성을 확인했다. 오른쪽에 포진한 제수스가 적극적인 페널티 박스 침투를 선보이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조별리그 종료 후 브라질 언론 '글로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네이마르 부재가 느껴지나?"는 질문에 무려 58%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브라질의 공격력은 기복이 극심했다. 페루전과 같은 공격 조합으로 나선 8강 파라과이전에서는 다시 침묵했다. 무려 26개의 슈팅을 하고도 파라과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파라과이의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데 실패했다. 볼리비아, 페루전 선제골은 오픈 상황이 아닌 페널티킥과 세트피스였다. 영의 균형이 깨진 이후에서야 상대 진영에서 공간을 창출하며 필드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네이마르의 부재가 드러나고 있다.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는 브라질의 No.9 부재는 또 다시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피르미누(1골)와 제주스(0골)의 득점력 저하가 심각하다.

피르미누는 페루전에서 골키퍼를 강하게 압박해 실수를 유도하며 넣은 골이 유일하다. 연계 플레이와 공간 창출, 동료들을 살려주는 역할에 능한 반면 스스로 매듭짓는데 부족하다. 제주스는 유연성, 공간을 활용하는 능력에서 강점을 보이며 치치 감독의 신뢰를 얻었지만 메이저대회 울렁증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스는 2018 러시아월드컵(5경기 0골)과 이번 코파아메리카(4경기 0골)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네리스는 지난 조별리그 2경기에서 부진했고, 히샬리송은 볼거리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만약 치치 감독이 피르미누-제주스 조합을 해체시킬 경우 2선의 오른쪽은 윌리안이 차지할 공산이 크다. 사실 윌리안은 네이마르의 부상으로 인해 대체 발탁된 바 있다. 치치 감독 플랜에 없었던 윌리안의 깜짝 선발 기용이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치치 감독은 지난 2016년 브라질 대표팀 수장으로 부임한 이후 아르헨티나와 총 세 차례 맞붙어 2승 1패를 거뒀다. ⓒ 게티이미지 치치 감독은 지난 2016년 브라질 대표팀 수장으로 부임한 이후 아르헨티나와 총 세 차례 맞붙어 2승 1패를 거뒀다. ⓒ 게티이미지

3일 열리는 브라질의 4강전 상대 아르헨티나는 1, 2차전 부진을 딛고, 카타르를 제압하며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8강 베네수엘라전에서도 2-0 승리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매 경기 새로운 선발 라인업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포백은 탈리아피코-오타멘디-페쩰라-포이스 조합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물론 아르헨티나의 수비 조직력이 아직 완성단계라고 보긴 어렵다. 카타르, 베네수엘라의 빈약한 공격진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치치 감독은 지난 2016년 브라질 대표팀 수장으로 부임한 이후 아르헨티나와 총 세 차례 맞붙어 2승 1패를 거뒀다. 하지만 두 번의 승리 모두 네이마르가 출전할 때의 승리다. 한 번의 패배는 지난 2017년 6월 호주에서 열린 평가전 패배다. 당시 네이마르가 결장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 치치 감독의 혜안이 발휘되어야 할 때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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