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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셀토스 추가한 현대·기아차, '팀킬' 괜찮을까

박영국 기자
입력 2019.06.26 16:07 수정 2019.06.26 17:09

기아차 셀토스, 하이급 소형 SUV 시장서 현대차 코나와 격돌

현대차 베뉴, 로우급 소형 SUV 시장서 기아차 스토닉 위협

기아차 셀토스, 하이급 소형 SUV 시장서 현대차 코나와 격돌
현대차 베뉴, 로우급 소형 SUV 시장서 기아차 스토닉 위협



현대·기아차 소형 SUV 4종 제원 및 가격 비교.(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셀토스, 코나, 베뉴, 스토닉) ⓒ각사, 데일리안 종합 현대·기아차 소형 SUV 4종 제원 및 가격 비교.(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셀토스, 코나, 베뉴, 스토닉) ⓒ각사, 데일리안 종합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소형 SUV 라인업을 확대하며 기존 소형 SUV들과의 판매간섭이 우려되고 있다. 라인업 확대 효과로 시장 자체가 커진다면 모르겠지만 기존 차종들과 나눠 먹기 식이라면 신차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한 게 무용지물이 된다.

2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내달 중 현대차 베뉴와 기아차 셀토스가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베뉴는 지난 24일부터, 셀토스는 이날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이들 차종은 같은 ‘소형 SUV’ 차급에 속해 있지만 차체 크기와 편의사양, 가격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셀토스의 경우 기아차가 ‘하이클래스 소형 SUV’라는 수식어를 붙여 소형 SUV 중에서는 가장 넓은 실내공간과 가장 고급스런 편의사양으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셀토스의 전장은 4375mm로, 한 식구인 스토닉(4140mm)은 물론, 현대차 코나(4165mm)보다 길다. 뒷좌석 레그룸에 영향을 미치는 축거는 2630mm, 헤드룸과 직결되는 전고는 1615mm로 현대·기아차 소형 SUV들 중 가장 큰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파워트레인도 소형 SUV로서는 고급이다. 저배기량의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제외하고 1.6 터보 가솔린 엔진과 1.6 디젤 모델만 운영한다. 두 엔진 모두 7단 DCT와 맞물린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각종 고급 편의장치를 추가할 수 있는 옵션도 많다.

덩치가 크고 사양이 고급인 만큼 셀토스는 가격도 소형 SUV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현재 소형 SUV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스토닉과 수요층이 확연히 구분될 정도의 가격차다.

최저트림 가격이 1930만~1960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예정으로, 평균치인 1945만원으로 가정하면 스토닉 최저트림(1625만원)보다 무려 320만원이나 비싸다. 최상위 트림끼리 비교하면 4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반대로 베뉴는 ‘보급형’ 이미지가 강하다. 기존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보다 작고 가격도 저렴하다.

전장은 4040mm로 코나보다 115mm 짧으며, 전폭도 1770mm로 코나보다 30mm 좁다. 전고만 1565mm로 코나와 동일하다.

가격은 무단변속기(CVT) 모델 기준 최저트림이 1620만~1650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예정으로, 평균치인 1635만원으로 가정하면 코나 최저트림(1860만원)보다 225만원 저렴하다. 최상위 트림간 가격차는 무려 900만원에 달한다.

베뉴는 파워트레인도 1.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에 CVT를 조합한 ‘보급형’으로만 운영한다. 여기에 6단 수동변속기 모델도 운영해 공식적인 최저가를 1400만원대까지 낮췄다.

결국 현대차는 하이(High)급으로 코나를, 로우(Low)급으로 베뉴를 배치하고, 기아차는 하이급으로 셀토스를, 로우급으로 스토닉을 배치하는 식으로 내부 판매간섭이 없도록 소형 SUV 차급을 세분화한 것이다.

문제는 현대·기아차 상호간 판매간섭이다. 그동안은 현대차가 하이급 코나만 운영하고 기아차는 로우급 스토닉만 운영하며 같은 소형 SUV 시장에 속해 있더라도 서로 간섭이 크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위 아래를 막론하고 전면전을 펼치게 됐다.

기아차 셀토스는 현대차 코나보다 전장과 전고, 축거가 크지만 전폭은 동일하고 두 차종 모두 소형 SUV 중에서는 고급 지향인 만큼 시장에서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기본트림은 셀토스가 더 비싸지만 최상위트림은 코나가 비싸다. 주력 트림이 속한 2000만원대 초반 시장에서 두 차종이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베뉴는 가뜩이나 판매가 시원찮은 기아차 스토닉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스토닉은 SUV치고는 낮은 전고(1565mm)로 인해 SUV로서의 정체성이 의심받으면서 코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판매량을 보이다 올 들어서는 월 세 자릿수를 넘기기도 힘겨운 상황이다.

베뉴는 최저트림 가격이 스토닉보다 10만원가량 비싸지만 전고와 지상고가 높아 전체적인 비율이 SUV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장이 짧은 게 단점이지만 2열 탑승공간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는, 특히 스토닉의 어중간한 포지션에 실망한 소비자들에게는 베뉴가 더 좋은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저트림의 엔진 배기량도 베뉴가 1.6ℓ로 스토닉(1.4ℓ)보다 높아 동력성능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게 소형 SUV 시장은 이미 무시 못 할 시장이다. 지난해 현대차 코나 5만468만대를 비롯, 기아차 스토닉 1만6304대, 니로 2만2811대 등 소형 SUV 시장에서 도합 9만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이 중 별도의 시장이 형성되는 니로 전기차·하이브리드와 코나 전기차를 제외하더라도 5만5000여대가 현대·기아차가 차지했던 시장이다.

이번에 새로 투입되는 베뉴와 셀토스가 이 시장을 더 넓혀줄 것인지, 판매간섭으로 신차 효과가 상쇄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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