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혁신성장 지원" 금융그룹들, 창업·벤처기업에 '뭉칫돈'

부광우 기자
입력 2019.06.15 06:00 수정 2019.06.15 07:05

그룹 차원 전담 조직 신설…수 조원 대 투자 시동

정부 정책 부응, 새로운 투자 길 모색 '일석이조'

그룹 차원 전담 조직 신설…수 조원 대 투자 시동
정부 정책 부응, 새로운 투자 길 모색 '일석이조'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창업·벤처기업 지원에 뭉칫돈을 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창업·벤처기업 지원에 뭉칫돈을 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창업·벤처기업 지원에 뭉칫돈을 풀고 있다. 아예 지주 차원에서 해당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투자 규모도 조 단위로 키우는 등 남다른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혁신금융을 주문하는 정부 정책에 부응함과 동시에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 속 동력을 잃은 투자 시장에서 새 활로를 찾겠다는 금융그룹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행보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달 하나금융은 그룹 차원의 창업·벤처기업의 혁신금융 지원을 위한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했다. 협의회 의장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직접 맡는다. 아울러 관계사 사장단과 그룹 주요 임원 17명이 위원으로 참여해 혁신금융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이번 혁신금융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올해부터 2020년까지 15조원으로 계획돼 있던 혁신금융 지원 규모를 향후 3년(2019~2021년) 간 20조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는 혁신금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금융을 순증을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으로, 취급액으로는 약 3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란 설명이다.

또 하나금융 소속 전업 신기술사업금융사인 하나벤처스는 제 1호 펀드인 하나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펀드를 이번 달 안에 결성할 예정이다. 해당 펀드는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하나금융그룹이 550억원을 출자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혁신금융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최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감안했다"며 "하나금융은 지난해 KEB하나은행을 통해 국내 첫 민간 주도형 유니콘 모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하는 등 혁신금융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선 올해 초 신한금융도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기술기반 혁신성장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우리 경제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확보를 목적으로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혁신형 중소기업과 창업·벤처기업, 4차산업 관련 기업, 사회적 기업 등 혁신성장 기업에 3~4년 간 1조7000억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각 계열사를 통해 기업과 매칭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한금융은 직·간접 투자를 통해 최대 6조원의 투자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기업 당 약 3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면 최대 2만여개 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금융은 혁신성장 기업을 발굴과 육성의 관점으로 분류하고 해당 기업의 특징에 맞는 맞춤형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은 ▲연 2회 신한 퓨처스 랩을 통한 혁신성장기업 투자 ▲프로젝트 및 블라인드 펀드를 통한 개별 혁신성장기업 투자 ▲정부조성펀드 매칭 투자 ▲신한BNPP자산운용 블라인드 모펀드 조성·투자 ▲신한희망재단 등을 통한 사회적 기업 투자 등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그룹 내 미래전략연구소를 혁신성장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그룹 투자프로세스의 밸류 체인 완성 등의 핵심센터로 지정하고, 연구소에서는 투자업무뿐 아니라 영업, 심사·리스크, 평가·보상 체계의 시장 친화적 개선 등 혁신성장을 위한 민간부문의 프로세스를 다각도로 분석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고, 이를 넘어 과거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산업구조에서 첨단기술 기반의 혁신성장기업 중심으로 변화하는 국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외로 낮은 금리가 이어지는 탓에 괜찮은 수익률을 거둘 만한 투자처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혁신기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마침 정부가 이런 행보에 정책적으로 힘을 싣고 나서면서, 안 그래도 벤처·창업 투자를 저울질하던 금융사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