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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보름여 전부터 범행 계획...수법 ‘치밀’

스팟뉴스팀
입력 2019.06.11 16:37 수정 2019.06.11 16:40

자택 인근 병원서 ‘졸피뎀 성분 수면제’ 처방

칼·표백제·고무장갑·세제 등 마트서 미리 구입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경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 등을 사고 있다.ⓒ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경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 등을 사고 있다.ⓒ연합뉴스

자택 인근 병원서 ‘졸피뎀 성분 수면제’ 처방
칼·표백제·고무장갑·세제 등 마트서 미리 구입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이 범행에 쓸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살인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주동부경찰서 수사결과 등을 종합했을 때 고씨는 지난달 9일 아들 면접교섭 관련 재판 때문에 법원에서 전남편 강모(36)씨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범행일인 지난달 25일이 면접교섭일로 정해졌다.

면접교섭 재판 다음날인 지난달 10일부터 고씨는 인터넷으로 범행 도구나 시신 훼손·유기 방법에 대해 검색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고씨가 이때쯤부터 범행을 계획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씨는 지난달 17일 충북 청주 자택에서 20㎞ 떨어진 한 병원에서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를 처방받아 병원 인근 약국에서 약을 구입했다.

실제로 사건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사 결과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현장 혈흔 분석 결과 공격흔 없이 방어흔만 발견됐고 피해자가 도망가는 듯한 형태를 보여 고씨가 준비했던 약물을 범행에 사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튿날인 지난달 18일에는 고씨가 본인의 차량을 가지고 여객선으로 제주에 입도했다. 시신 훼손에 쓸 도구도 청주 주거지에서 챙겨왔다.

제주에 온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는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칼, 표백제, 고무장갑, 세제, 청소용 솔, 세숫대야 등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들을 샀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5일에 고씨는 아들과 함께 피해자 강씨를 만나 함께 제주시 조천읍 모 펜션에 입실했다. 고씨 진술에 따르면 입실 시각은 오후 5시경이다. 경찰은 입실 당일 밤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씨는 범행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아들을 친정집에 데려다준 뒤 다시 펜션으로 돌아왔다. 고씨는 이후 피해자 시신을 훼손, 상자 등에 나눠 담아 지난달 27일에 펜션에서 퇴실했다.

같은 날 저녁, 강씨의 가족들이 강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며 오후 8시 10분께 노형지구대를 찾아 미귀가 신고를 했고 2시간여 뒤인 오후 8시 14분께 자살의심 신고를 했다.

이때 경찰은 고씨에게 전화를 걸어 강씨에 대해 물었는데, 고씨는 "25일에 아들과 같이 강씨를 만나 펜션으로 이동했고, 당일 오후 8시경 펜션에서 나갔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범행과 청소에 사용할 도구를 샀던 제주시의 한 마트에 다시 들러 사용하지 않은 물품을 일부 환불했다. 고씨가 이날 오후 3시 26분께 해당 마트에 표백제, 테이프, 공구류 등을 가지고 가 환불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고씨는 지난달 31일 새벽 김포 아파트의 쓰레기수거함에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봉투를 버렸고, 이후 청주의 주거지에 갔다.

결국 지난 1일 오전 고씨가 청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긴급체포돼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되면서 범행은 막을 내렸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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