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렵질' 민경욱 감싸기…"아무거나 막말이라는 게 막말"
김문수 '야당의 무기는 말' 지적엔 "이기는 길로 가겠다"
'천렵질' 민경욱 감싸기…"아무거나 막말이라는 게 막말"
김문수 '야당의 무기는 말' 지적엔 "이기는 길로 가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잇단 막말 논란에 당내 분위기가 뒤숭숭해지자 "아무거나 막말이라고 하는 게 바로 막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공천 배제'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막말을 하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경고한 지 6일 만이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4대강 보파괴 저지 대토론회'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용을) 보면 다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천렵질 논평'으로 논란이 불거진 민경욱 대변인을 두둔한 것이다.
앞서 민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천렵(川獵·고기잡이)질'이라고 비유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페이스북에 "나도 피오르 해안 관광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의 외교 활동을 관광으로 비아냥댔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내에선 황 대표가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며 막말 단속에 나선 데 대해 여권의 막말 프레임에 휘말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성 발언을 모두 막말이라고 규정하면 야당의 '의무'인 권력을 향한 비판과 견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황 대표의 막말 단속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최근 '야당 대표가 입단속에 열중하고 있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김 전 지사는 이날도 "야당의 무기는 말뿐"이라며 "야당 당수가 마땅하고 옳은 말하는 자당 싸움꾼만 골라 스스로 징계하는 경우를 저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가 "야당이 야당다워야 한다"는 당내 지적을 의식해 강성 발언이라도 '내용에 따라 막말 여부를 가리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김 전 지사의 발언에 대해 "이기는 길로 가겠다"며 "이 정부의 폭정을 놓아둘 수 없다. 반드시 폭정을 막아내고 민생과 경제 살리고 안보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징하게 해쳐 먹는다' 등 징계 수준의 막말에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런(막말) 문제가 불거지면 100번 잘한 것도 한 번에 다 날아간다"면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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