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정지 시 8천억원 피해…과징금 내도 연간 60억 당진제철소 청문 없이 조업정지 확정…철강사 "고로 정지 막으려면 소송뿐" 한숨 <@IMG1> 지자체의 용광로(고로) 조업정지 처분에 철강사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고로를 멈추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은 물론, 고로 손상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물자니 그 금액도 만만치 않다. 진퇴양난에 놓인 철강사들은 고로 정지를 막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2고로 가동을 10일간 중단하라는 충남도의 통보에 지난 7일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심판 청구를 냈다. 중앙행정심판위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조업 정지 처분은 행정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된다. 앞서 충남도는 지난달 3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2고로에 대해 브리더(안전밸브)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 무단 배출 행위를 이유로 10일간 조업 정지 처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2고로는 내달 15일부터 가동을 중지해야 한다. 현대제철은 "고로 폭발을 막기 위해 브리더를 사용하고 있지만 충남도가 해명을 듣는 청문 절차도 없이 조업 정지 명령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이에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업정지 처분은 당연하고 적절했다"면서 "기업이 환경의 중요성과 법 규정을 준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철회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포스코의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24일 전남도는 광양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이라는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한 데 이어 오는 18일 행정처분 관련 전남도청에서 청문회를 연다. 청문 절차가 끝나면 행정 처분을 확정할 방침이다. 경북도 역시 포항제철소와 같은 10일 조업정지를 사전통지한 상태로 포스코는 11일 경북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광양제철소처럼 청문을 요청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환경단체는 브리더를 정전, 번개, 화재, 단수 등 비상사태에서만 개방해야 하는 데 이를 임의로 열어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이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브리더를 인위적으로 여는 것은 돌발 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환경부가 전문가 관계자 회의를 통해 현행법(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에서는 방지 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 조절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 철강사들은도 이 조항을 근거로 브리더를 여는 것이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치 당시부터 허가를 받았던 부분이며 전 세계 제철소 역시 고로 안전밸브 개방 프로세스를 10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국내에서만 문제를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IMG2> 철강사들은 고로 가동을 멈추면 쇳물이 굳기 시작해 재가동까지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고로 1기당 생산량은 400만톤으로 3개월이면 피해액은 8000억원, 6개월이면 1조6000억원이 날아간다. 복구가 안되면 고로 철거 후 재건설을 해야 하는 데 2년 이상이 소요된다. 조업정지를 피하려면 철강사가 지자체에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고로 1기당 과징금은 6000만원으로 포스코 9기, 현대제철 3기를 합산하면 7억2000만원이다. 철강사들이 연간 6~8회 보수 작업을 실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1년에만 최대 약 60억원이 필요하다. 10년이면 600억원, 20년이면 1200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지차체가 조업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과징금으로 변경해줄지 여부도 미지수다. 이에 포스코는 청문 결과에 따라 행정심판을 건너 뛰고 바로 사법부에 집행 가처분 신청 및 조업정지 취소 소송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심판의 경우 뒤집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실효성을 위해서는 직접소송을 전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고로 특성상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간 6~8회 정비를 실시하는 데 이 과정에서 송풍을 멈추고 고로 내부에 수증기를 주입한다. 이 때 주입된 수증기와 잔류가스의 안전한 배출을 위해 고로 상단에 있는 브리더를 개방한다. 배출되는 잔류가스는 2000cc 승용차가 하루 8시간 운행 시 10여 일간 배출되는 양으로 대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철강사들은 브리더를 여는 것 외에 다른 기술적인 대안이 없다고도 토로한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4일 "전세계적으로 고로를 수리할 때 브리더를 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 집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혀 고로를 정지한 후 다시 가동하더라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지차제와 환경단체는 철강사들이 상황을 시인하지 않고 개선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철강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철강협회는 "안전밸브 개방은 화재나 폭발 등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이며 인근 지역에 미치는 환경영향이 미미한 점을 고려해 맞춤형 집행과 법리 해석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로 정지 피해액·과징금 모두 철강사에게 큰 부담"이라며 "결국 부담은 제조사 원가에 반영되고 경쟁력 하락, 한국산업 퇴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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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멈추기 싫으면 年 60억 내라"…철강사 압박하는 지자체

조인영 기자 | 2019-06-12 06:00
고로 정지 시 8천억원 피해…과징금 내도 연간 60억
당진제철소 청문 없이 조업정지 확정…철강사 "고로 정지 막으려면 소송뿐" 한숨


포스코 2제선공장 용광로.ⓒ연합뉴스포스코 2제선공장 용광로.ⓒ연합뉴스

지자체의 용광로(고로) 조업정지 처분에 철강사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고로를 멈추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은 물론, 고로 손상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물자니 그 금액도 만만치 않다. 진퇴양난에 놓인 철강사들은 고로 정지를 막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2고로 가동을 10일간 중단하라는 충남도의 통보에 지난 7일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심판 청구를 냈다. 중앙행정심판위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 조업 정지 처분은 행정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된다.

앞서 충남도는 지난달 3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2고로에 대해 브리더(안전밸브) 개방에 따른 오염물질 무단 배출 행위를 이유로 10일간 조업 정지 처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2고로는 내달 15일부터 가동을 중지해야 한다.

현대제철은 "고로 폭발을 막기 위해 브리더를 사용하고 있지만 충남도가 해명을 듣는 청문 절차도 없이 조업 정지 명령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이에 양승조 충남지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업정지 처분은 당연하고 적절했다"면서 "기업이 환경의 중요성과 법 규정을 준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철회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포스코의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24일 전남도는 광양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이라는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한 데 이어 오는 18일 행정처분 관련 전남도청에서 청문회를 연다. 청문 절차가 끝나면 행정 처분을 확정할 방침이다.

경북도 역시 포항제철소와 같은 10일 조업정지를 사전통지한 상태로 포스코는 11일 경북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광양제철소처럼 청문을 요청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환경단체는 브리더를 정전, 번개, 화재, 단수 등 비상사태에서만 개방해야 하는 데 이를 임의로 열어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이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브리더를 인위적으로 여는 것은 돌발 사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환경부가 전문가 관계자 회의를 통해 현행법(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에서는 방지 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 조절장치를 설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화재나 폭발 등의 사고를 예방할 필요가 있어 시·도지사가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

철강사들은도 이 조항을 근거로 브리더를 여는 것이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치 당시부터 허가를 받았던 부분이며 전 세계 제철소 역시 고로 안전밸브 개방 프로세스를 10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국내에서만 문제를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로 조업 및 안전밸브 개방 프로세스. ⓒ한국철강협회고로 조업 및 안전밸브 개방 프로세스. ⓒ한국철강협회

철강사들은 고로 가동을 멈추면 쇳물이 굳기 시작해 재가동까지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고로 1기당 생산량은 400만톤으로 3개월이면 피해액은 8000억원, 6개월이면 1조6000억원이 날아간다. 복구가 안되면 고로 철거 후 재건설을 해야 하는 데 2년 이상이 소요된다.

조업정지를 피하려면 철강사가 지자체에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고로 1기당 과징금은 6000만원으로 포스코 9기, 현대제철 3기를 합산하면 7억2000만원이다. 철강사들이 연간 6~8회 보수 작업을 실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1년에만 최대 약 60억원이 필요하다. 10년이면 600억원, 20년이면 1200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지차체가 조업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과징금으로 변경해줄지 여부도 미지수다. 이에 포스코는 청문 결과에 따라 행정심판을 건너 뛰고 바로 사법부에 집행 가처분 신청 및 조업정지 취소 소송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심판의 경우 뒤집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실효성을 위해서는 직접소송을 전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다. 고로 특성상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간 6~8회 정비를 실시하는 데 이 과정에서 송풍을 멈추고 고로 내부에 수증기를 주입한다. 이 때 주입된 수증기와 잔류가스의 안전한 배출을 위해 고로 상단에 있는 브리더를 개방한다. 배출되는 잔류가스는 2000cc 승용차가 하루 8시간 운행 시 10여 일간 배출되는 양으로 대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철강사들은 브리더를 여는 것 외에 다른 기술적인 대안이 없다고도 토로한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4일 "전세계적으로 고로를 수리할 때 브리더를 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 집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혀 고로를 정지한 후 다시 가동하더라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지차제와 환경단체는 철강사들이 상황을 시인하지 않고 개선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철강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철강협회는 "안전밸브 개방은 화재나 폭발 등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이며 인근 지역에 미치는 환경영향이 미미한 점을 고려해 맞춤형 집행과 법리 해석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고로 정지 피해액·과징금 모두 철강사에게 큰 부담"이라며 "결국 부담은 제조사 원가에 반영되고 경쟁력 하락, 한국산업 퇴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일리안 = 조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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