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숙청설' 돌던 김영철 공개석상에…위상은 떨어진 듯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6.03 12:00 수정 2019.06.03 15:16

김정은과 나란히 예술공연 관람…얼굴 감싸는 모습 포착

이름 호명순서 10번째로 밀려나…정치적 위상 하락한 듯

김정은과 나란히 예술공연 관람…얼굴 감싸는 모습 포착
이름 호명순서 10번째로 밀려나…정치적 위상 하락한 듯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노역형에 처해졌다는 '숙청설'이 전해진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조선인민군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관람했다고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최룡해 동지와 리만건 동지, 박광호 동지, 리수용 동지, 김평해 동지, 최휘 동지, 안정수 동지, 박태덕 동지, 박태성 동지, 김영철 동지, 김수길 동지, 김기남 동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 조선인민군 지휘성원들, 중요예술단체의 창작가·예술인들이 공연을 함께 보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공개된 관람석 사진에는 활짝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로부터 왼편 다섯 번째 자리에서 눈물을 훔치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관람하고 있는 가운데,   그로부터 왼편 다섯 번째 자리(사진 붉은색 원)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노동신문 지난 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관람하고 있는 가운데, 그로부터 왼편 다섯 번째 자리(사진 붉은색 원)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노동신문

숙청설의 사실 여부를 떠나, 김 부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호명 순서가 10번째로 밀려난 점에 비쳐 정치적 위상 하락은 면치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당시 김 부위원장은 수행원 명단에서 최룡해, 박봉주, 리수용 다음인 4번째로 호명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월 4차 방중 때는 김 부위원장이 가장 먼저 호명됐고 그 다음에 리수용, 박태성, 리용호, 노광철 등이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만족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미 협상을 총괄하던 김 부위원장에게 한껏 힘을 실어줬지만, 하노이 회담이 뜻밖의 결렬 사태를 맞으면서 책임을 물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것과 별개로 이미 '혁명화'조치를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혁명화는 실수를 한 간부를 탄광·광산·농촌 등에 보내 육체노동을 시킴으로써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시키는 처벌을 일컬으며 복권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현재 북한의 2인자 지위를 굳히는 최룡해는 2015년 양강도에 건설된 백두산영웅청년 발전소의 부실공사 책임을 물어 함경남도의 협동농장에서 농사일을 하는 혁명화 조치를 받고 평양에 복귀한 바 있다.

또 마원춘은 2014년 평양 순안공항 리모델링 공사 문제로 양강도 농장에서 혁명화교육을 받았다가 원 직위로 복귀했고, 2인자로 불리다 2017년에 실각한 황병서도 약 8개월 만에 복권됐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간부에게 신임을 보여주다가 내치고, 다시 기용하는 방식을 반복해 권력층의 이탈을 막는 전통적인 인사통치 방법을 구사한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