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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박한이, 왜 즉각 은퇴 결심 했나

김평호 기자
입력 2019.05.28 08:23 수정 2019.05.28 08:24

음주운전 적발 이후 도의적 책임 위해 은퇴 선언

선수 말미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에 대한 책임감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선수 생활 말미에 찾아온 순간의 실수. 이후 베테랑이 은퇴를 결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레전드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27일 은퇴를 선언했다.

박한이는 27일 오전 자녀 등교를 위해 차량을 운전했다. 자녀를 등교시킨 뒤 귀가하다 오전 9시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에서 접촉사고가 났다.

현장 출동 경찰이 매뉴얼에 따라 음주측정을 실시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065%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

박한이는 26일 대구 키움전을 마친 뒤 자녀 아이스하키 운동 참관 후 지인들과 늦은 저녁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고심 끝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로서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위해 은퇴를 결심했다.

음주사고부터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불과 하루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박한이는 왜 즉각 은퇴를 선언해야 했을까.

2001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박한이는 20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했다. 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게 돼 스스로가 가장 혼란스러운 만큼 충분히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나서 은퇴를 발표했어도 됐다.

하지만 박한이가 생각을 정리하고 입장을 발표하는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는 선수 생활의 말미를 향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할 것으로 풀이된다.

19년 동안 삼성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박한이가 음주운전 사고로 은퇴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19년 동안 삼성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박한이가 음주운전 사고로 은퇴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그간 운동선수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소위 말해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다짐이 뒤따르곤 했다. 하지만 박한이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선수로 보답하기엔 나이가 다소 많고, 징계로 수십 경기 결장이 불가피해진 이상 이 시점에서 현역 생활을 정리하는 것을 사죄의 의미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박한이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다. 19년 동안 삼성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는 동안 16시즌(2001∼20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리그서 가장 꾸준한 타자로 불렸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그로서는 스스로에게 단 한 번의 실수마저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타의 모범을 보여야 할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한이는 구단을 통해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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