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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준 다음 날’ 박한이, 영구 결번도 날아가나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5.28 00:03 수정 2019.05.29 06:41

KBO리그 최고령 베테랑의 허망한 끝내기

푸른 피만 고집했던 박한이 '불명예 은퇴'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로 허망하게 은퇴하게 됐다. ⓒ 연합뉴스 박한이가 음주운전 적발로 허망하게 은퇴하게 됐다. ⓒ 연합뉴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베테랑 박한이(40·삼성 라이온즈)가 은퇴를 결심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27일 "박한이가 이날 오전 자녀 등교를 위해 차량을 운전했다. 귀가 도중인 9시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인근서 접촉사고가 났다. 혈중알콜농도 0.065% 면허정지 수준으로 측정됐다"며 "박한이가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박한이는 전날 홈 대구 라이온즈파크서 열린 ‘2019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3 뒤진 9회말 대타로 나와 조상우의 강속구를 통타해 역전 끝내기 2루타를 작렬, 승리의 히어로가 됐다. KBO리그 최고령 베테랑의 끝내기와 포효에 관중들은 환호했다.

박한이는 경기 후 지인들과 음주와 함께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로 불명예스럽게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 끝내기 안타를 치며 영웅이 됐던 다음날 아침에 벌어진 일이라 충격은 실로 크다.

박한이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며 “징계나 봉사활동 등 어떠한 조치가 있더라도 성실히 이행하겠다. 무엇보다 팬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라며 숙취로 인한 음주운전 적발로 불명예스럽게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

삼성에만 충성했던 박한이의 영구결번도 날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에만 충성했던 박한이의 영구결번도 날아가고 있다. ⓒ 연합뉴스

국가대표 출신으로 19년 동안 꾸준하게 삼성을 지켰던 박한이로서는 너무나도 허망한 은퇴다.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에 데뷔한 박한이는 올해까지 19년 동안 삼성에서 뛰며 16년 연속 100안타 위업도 달성했다.

박한이가 안타 외에 높게 평가받는 부분은 바로 팀에 대한 충성도다. 삼성의 우승 역사는 박한이 전과 후로 나눌 정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통산 8번의 우승 중 7번을 박한이와 함께 했다. FA 대박을 타고 이적을 택한 다른 동료들과 달리 푸른 피만을 고집하며 안은 영광이다.

통산 2127경기 타율 0.294(7392타수 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49도루 1211득점의 성적을 남긴 삼성을 대표하는 베테랑 야수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영구결번 후보로 꼽혀왔다. 그만큼 책임감이 컸던 그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역전 끝내기 안타를 친 다음날,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그를 아꼈던 많은 야구팬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의 허망한 퇴장에 ‘숙취 음주운전’이라는 표현으로 안타까움을 표하는 팬들도 많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은퇴하는 박한이의 영구결번 자격을 놓고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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