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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한진칼 주가 너무 올라서 고민

이홍석 기자
입력 2019.05.24 06:00 수정 2019.05.24 06:10

오너간 갈등설 불거지면서 주가 급등…연말 대비 48% 주가 올라

주가 상승세 감안시 상속세 2천억 상회 가능성…재원마련 비상

상속 문제 해결해도 KCGI와 지분경쟁 등 경영권 확보 고민해야

오너간 갈등설 불거지면서 주가 급등…연말 대비 48% 주가 올라
주가 상승세 감안시 상속세 2천억 상회 가능성…재원마련 비상
상속 문제 해결해도 KCGI와 지분경쟁 등 경영권 확보 고민해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3세 경영 체제 전환을 위한 상속세 재원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8일 타계한 부친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을 승계하려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주가 상승으로 지분 가치가 상승하면 그만큼 내야할 상속세 규모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 과정에서 지분 상속 비율 갈등설이 불거지면서 조원태 회장 체제가 순탄치 않은 행보를 예고한 가운데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사모펀드와의 지분 경쟁 등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23일 주가는 전일대비 3.87%(1650원) 상승한 4만4250원에 마감했다.

올초 만해도 3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주가는 육박(지난해말 종가 2만9800원)한 상태로 시작했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타다가 3월 말 주주총회서 주주제안이 무산되면서 지난달 4일(종가 2만5050원)에는 2만5000원이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 이후 4만원대를 회복한 뒤 다시 조정기를 거치는 듯 했지만 조 전 회장의 상속 지분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삼남매간 갈등설이 불거진 이달 중순부터 다시 급등세를 탔다. 현재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2만9800원) 대비 48.5%나 상승한 상태다.

한진그룹으로서는 이같은 주가 상승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가 상승은 긍정적 신호지만 선대 회장의 지분 상속을 앞둔 상황에서는 그만큼 상속세 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진그룹은 한진칼이 정점에 있어 회사 최대주주가 그룹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수직적인 구조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에 대한 상속이 어떤 방식과 비중으로 이뤄질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너가 상속세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상속세법상 최대주주의 상속세율은 최대 50%까지 부과할 수 있고 상속세는 상속개시일(사망일) 전후 두달 간(총 4개월)의 주가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사망일이 4월 8일(한국시간기준)이었던 만큼 기준이 되는 이전 두 달(2월 9일부터)과 이후 두 달(6월 7일까지)간의 주가가 중요한 상황이다.

마감일을 2주 앞둔 23일 한진칼의 종가가 4만4250원으로 고 조 전 회장 사망 두 달 전인 2월 9일 주가(휴일로 2월8일 종가)가 2만725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평균 주가는 3만5000원 전후로 형성되고 있다.

최근 한진칼 주가가 계속 상승세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주가는 이보다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대한항공으로부터 고 조 전 회장의 퇴직금 명목으로 400억원을 수령하는 등 상속세 재원 일부가 마련된 상태이긴 하다. 또 조 전 회장이 겸직한 한진칼, 한진, 한국공항, 진에어(이상 상장사),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칼호텔네트워크(이상 비상장사) 등 8개사에서도 퇴직금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하지만 나머지 계열사들의 퇴직금은 대한항공에 비해서는 그 규모가 작을 것으로 보여 상속세 재원 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 과제를 해결하더라도 조원태 회장 앞에 놓여진 과제는 또 있다. 상속세법상 상속이 이뤄지면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이사장이 5.94%를 받고,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는 각 3.96%를 받게 된다.

현재 보유 지분 2.34%를 더해도 총 지분이 6.3%에 불과해 그룹에 대해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6.27%), 조현민 전 전무(6.26%), 이 전 이사장(5.94%)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24.77%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지만 최근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등 갈등설이 불거진 터라 얼마나 화합이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한진그룹이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 마감날까지 동일인 변경을 신청하지 않으면서 공정위가 직권으로 조원태 회장을 새로운 동일인으로 지정한 것은 이같은 갈등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사모펀드인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일명 강성부펀드) 자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14.98%를 보유한 상황이어서 이들과의 지분 확보 경쟁도 펼쳐야 해 향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서 만만치 않은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15%를 넘기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심사를 받게 돼 투자자 등 자금출처가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이 변수이긴 하지만 이들의 시선이 대한항공과 (주)한진 등 주력 계열사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주력 계열사들의 지분을 확보해 지난 3월 한진칼 주주총회 때처럼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경영진을 압박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KCGI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KCGI 제1호의5 사모투자합자회사’ 등기를 마쳤다. 조달목표 자금은 약 1000억원으로 이 역시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일단 부친의 지분 상속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며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하면서 가족들을 우호 지분으로 만드는 것에 전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KCGI와의 지분 대결은 이후 문제로 당장 생각할 겨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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