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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중견기업 CEO에 "일감몰아주기, 하도급 거래관행 개선해야"

박영국 기자 | 2019-05-23 12:12
"지배구조개편, 일관된 속도와 의지로 추진할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5개 대기업집단 전문경영인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5개 대기업집단 전문경영인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자산 10조원 이상 중견 대기업집단의 전문경영인과 만나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고 하도급 거래관행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기업들의 자발적인 지배구조개편 노력도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5개 대기업집단 전문경영인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대상은 재계순위 11~34위 대기업집단으로, 총수 없는 기업집단과 기존 참석대상 등을 빼고 15개 기업집단으로 한정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와 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해소돼야 한다”면서 “일부 대기업 계열사가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고, 그 결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여력뿐만 아니라, 존립할 수 있는 근거마저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감몰아주기는 대기업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기업 핵심역량이 훼손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쟁의 부재로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하고 결국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대기업들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발해 달라”면서 “경쟁입찰의 확대를 통해 중소기업 참여를 촉진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도급 거래관행 개선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다수 국민의 고용과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하도급 분야에서 공정한 거래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면서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중소협력 업체도 경쟁력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선 중소협력업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환경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기술 탈취는 중소협력업체들이 혁신 성장할 수 있는 싹을 자르는 행위로, 이 사회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하도급법만 아니라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을 포괄하는 입체적인 해결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적극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정책기조 중 하나인 ‘공정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발적 재벌개혁을 유도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공정경제를 이루기 위해선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체질개선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주주, 협력업체,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기업만이 존속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 온 ‘현행법의 엄정한 집행’, ‘기업들의 자발적 변화 촉구’,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경우 필요최소한의 영역에서 입법조치’ 등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재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배구조개혁은 기업의 의사결정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기에 현 정부 임기동안 일관된 속도와 의지로 추진될 것”이라며 “정권초기라는 이유로 과속하지 않았으며, 경기가 다소 어렵다고 해서 후퇴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참석 기업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카카오는 토종 IT 플랫폼기업으로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향후 사회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IT기반 기술에서 구글, 페이스북 등 엄청난 규모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투자와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역외 적용을 받지 않아 사업 구조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다보니 같은 서비스를 오픈해도 국내기업들만 규제적용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만들어나감에 있어서 기존 모델과 부딪히는 경우도 많이 겪고 있다”면서 “그동안 과거 산업에서는 일정부분 필요했던 규제였지만, IT혁명으로 바뀐 산업상황에선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규제가 얘기치 않게 새로운 산업의 탄생과 발전 막는 경우도 있고,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글로벌 산업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위해 IT산업의 특성을 이해해주시고 새로운 시도를 좀 더 전향적으로 봐줬으면 한다”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석태수 한진 부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신명호 부영 회장직무대행, 이광우 LS 부회장, 박상신 대림 대표이사, 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김규영 효성 사장, 이강인 영풍 사장, 박길연 하림 사장, 이원태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유석진 코오롱 사장, 김택중 OCI 사장, 여민수 카카오 사장, 김대철 HDC 사장, 주원식 KCC 부회장이 15개 기업 전문경영인이 참석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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