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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한미연합사 평택이전 제의…서울 '방어막' 사라지나

이배운 기자 | 2019-05-16 16:12
서울 '인계철선' 평택까지 후퇴하나…대북 전쟁 억제력 약화 우려
전문가 "정부 기조에 불만 표출한듯…한국 지켜야 한다는 생각 흐려졌다"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 전경. ⓒ사진공동취재단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 전경. ⓒ사진공동취재단

주한미군이 한미연합군사령부를 국방부 영내가 아닌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는 방안을 한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한미연합사의 평택 이전이 현실화 될 경우, 대북 전쟁억제력 및 한미동맹 결속력의 약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 섞인 관측을 내놨다.

16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만나 연합사의 평택 이전 제의를 전달했고 국방부는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무,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해부터 용산 미군기지인 메인포스트에 있는 연합사를 국방부 영내로 이전할지, 평택기지로 옮길지를 놓고 협의를 진행해왔다.

당초 연합사는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왔고, 이에 국방부는 근무지원단 건물 전체, 합동참모본부 건물 일부 등4개 건물에 한미연합사 요원이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이 부임하면서 국방부내 이전 계획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제공되는 공간이 협소하고 여러 건물로 분산 이전되는 것은 업무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미연합사가 서울에서 평택으로 이전하는 것은 북한의 침략 시 서울 방어 및 미군의 개입 절차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공격 시 미군의 개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명분은 미군이 공격을 당하느냐다"며 "미국 대통령은 자국 군인이 공격당하면 의회 승인 절차 없이 전쟁을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그래서 선대들은 북한이 서울을 공격하려면 동두천·의정부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곳에 미군을 주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마지막 '인계철선'인 연합사마저 서울을 떠나면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하기 전에 미군이 꼭 나서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 내부 전경. ⓒ연합뉴스서울 용산 주한미군기지 내부 전경. ⓒ연합뉴스

대북 전쟁 억제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태우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많은 사람들은 유사시 당연히 미군이 자동 개입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미동맹이 흔들릴수록 개입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것"이라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미국과 싸우는 것이고 이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인데 정부가 스스로 허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발발하면 최전선에서 싸워줘야 할 미국 2사단이 이미 평택으로 물러났다"며 "가뜩이나 한미 결속력이 약해지는 마당에, 연합사의 평택 이전 제의는 주한미군 결정권자들이 한국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흐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경기 북부에 있던 인계철선은 서울로 물러났지만 확장된 인계철선으로써의 상징성은 있었다"며 "이마저 후방으로 빠지는 것은 ‘남한에 전쟁을 걸어볼만 하다’는 북한의 오판을 야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평택 이전 제의는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문 정부는 2022년 5월 내 전작권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고 합동참모의장이 연합사령관을 겸임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연합사와 국방부의 이격은 지휘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김종하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장은 "한미가 소통이 잘되고 동맹이 견고하다면 지휘부간 지리적 거리 자체는 문제가 안 되고 오히려 주한미군 내부의 지휘 효율성은 강화될 수 있다"며 "그러나 연합사의 평택 이전 제의는 전작권 전환을 크게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박휘락 교수는 "미측이 평택이전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은 주한미군을 불편하게 여기는 정부 기조에 불만을 표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국방부 영내가 협소하면 지금 위치를 유지하거나 서울 내 다른 여유 있는 부지를 제공하는 것까지 고려해서 추가 논의를 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 정부가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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