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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의 자랑 '도발없는 1년'…북한에 코 꿰였다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5.14 03:00 수정 2019.08.21 18:19

핵위협 부상 인정시 정치적 압박 불가피

"자유민주주의 국가, 평화상태 파괴 두려워해…북한의 계획된 협상전술"

핵위협 부상 인정시 정치적 압박 불가피…韓美 '평화분위기' 애걸
"자유민주주의 국가, 평화상태 파괴 두려워해…북한의 계획된 협상전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한미 정부는 지난 1년동안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고 도발이 중단된 점을 내세워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을 물리쳐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잇따른 '선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긴장 조성에 나서면서 북한의 협상 전술에 말려들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북한의 2차례 미사일 도발에도 한미 정부는 북한의 도발 위협을 축소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반도 평화가 깨지고 북핵위협이 재부상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북핵 외교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정치적 리스크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때문으로 해석됐다.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 듯 우리 정부와 군 당국은 지난 4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가 40분만에 이를 '발사체'로 정정해 도발의 수위를 낮춰 잡았다. 지난 9일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는 증거 및 분석들이 잇따랐음에도 불구하고 '단거리미사일' 이라는 표현을 고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일반적인 것"이라며 "신뢰 위반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것들은 단거리(미사일)였고 매우 일반적인 군사훈련"이라며 탄도미사일'이라는 언급을 피했다.

북한이 지난 9일 평양 북쪽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한 신형미사일 발사장면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9일 평양 북쪽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한 신형미사일 발사장면 ⓒ조선중앙통신

전문가들은 상대적 약소국인 북한이 강대국인 한미에 맞서 약점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은 "북한은 자유민주주의 사회들이 평화상태가 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약점을 이용해 자신들 주도로 평화상태를 연출했다가 이를 파괴해 협상을 강제한다"며 "자신들은 전략적 우위를 계속 점하고, 상대는 요구를 들어줘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이사장은 이어 "북한은 앞으로도 각종 도발을 감행해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여론을 확산시키려 할 것"이라며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을 겨냥해 보다 유리한 입지에서 협상을 시도할 것이다"고 관측했다. 업적으로 내세운 '도발없는 1년'이 핵협상 교착 국면에서 약점으로 뒤바뀐 셈이다.

한편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이번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남한 전역을 사거리로 둔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미국이 위기감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우리 정부도 무사안일한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핵무력을 독점하고 우리를 인질로 삼는 위기상황에 처했다는 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시점이다"며 "북한에 핵이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정부조직, 정책과 전략 등 국가시스템을 북핵 대응체제에 맞춰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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