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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경원, '나다르크' 위상 과시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4.26 03:00 수정 2019.04.26 05:20

'두번 사보임'에 "대한민국 국회는 죽었다" 선언

의안과 접수 저지 투쟁 이끌며 "헌법수호" 외쳐

이해찬·심상정과의 '일기토'도 마다하지 않아

민주·친여정당 '무리수'에 투쟁력 더욱 돋보여

'두번 사보임'에 "대한민국 국회는 죽었다" 선언
의안과 접수 저지 투쟁 이끌며 "헌법수호" 외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저녁 국회 본청 의안과 앞을 몸싸움 끝에 사수한 뒤 "헌법수호"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저녁 국회 본청 의안과 앞을 몸싸움 끝에 사수한 뒤 "헌법수호"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거제·공수처의 패스트트랙 시도 상황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야전지휘력이 빛났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패스트트랙 강행의 신호탄이었던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의 사개특위 '팩스 사보임' 소식을 접하자 "의회민주주의의 파탄"이라고 규정했다. 곧이어 오후에 권은희 의원마저 같은 방식으로 사보임 당하자 "오늘 대한민국 국회는 죽었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어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시도가 현실화되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안 접수 저지를 위한 의안과 점거 투쟁의 선봉에 섰다. 이 과정에서 "헌법수호" 구호를 선창하기도 했다.

본청 2층의 사개특위 회의실, 3층의 운영위 회의실, 4층의 행안위 회의실 등 '방어' 해내야 할 곳은 많은 상황에서 나 원내대표는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 등 원내지도부와 함께 빠르게 각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며 수시로 의원과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언론사 취재진들조차 "나 원내대표가 6층에 나타났다", "방금 전까지 3층에 있었는데…"라며 놀라움을 표할 정도의 지칠 줄 모르는 강행군이었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행안위 회의실 앞에 나타나 "빨리 회의장을 비워라. 한국당 의원들은 나와라"고 외치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 이름으로 고발하겠다"며 경고하자, 나 원내대표는 "불법 사보임이나 하고 이게 국회냐"며 "이해찬 대표, 이렇게 국회 운영해도 되느냐"고 대번에 맞받았다.

심 의원을 향해서도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2중대 하지 말라"며 "의회 역사상 누가 선거법을 이렇게 했느냐. 여러분들이 하는 게 헌법 위반"이라고 일격을 가했다.

나 원내대표의 일격에 "나한테 한 번 혼나볼래"라고 대꾸한 이 대표와 "마지막 경고"라고 압박한 심 의원은 몇 차례 더 진입을 시도하다가 결국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해찬·심상정과의 '일기토'도 마다하지 않아
민주·친여정당 '무리수'에 투쟁력 더욱 돋보여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저녁 사개특위의 기습 개회가 시도된 국회 과방위 회의실 앞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저녁 사개특위의 기습 개회가 시도된 국회 과방위 회의실 앞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시도의 예봉이 확연히 무뎌진 자정에 가까운 시각이 되자,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보임의 불법성 △선거제 패스트트랙 시도의 절차상·내용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 하루에만 두 번의 사보임이 있었는데, 이는 국회의원 개개인을 헌법기관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불법으로 보임된 위원들은 적법한 위원이 아니며, 적법하지 않은 위원들을 데리고 회의를 하려는 것은 불법이고 원천 무효"라고 성토했다.

이어 "선거법은 국회 역사상 한 번도 합의에 의하지 않고 처리된 적이 없다"며 "우리 당이 과반을 훌쩍 넘었을 때에도 한 번도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나아가 "대한민국은 제왕적 대통령제로, 41%를 득표한 대통령이 100%의 권력을 행사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더불어민주당과 2중대·3중대 정당을 탄생시켜 결국 어떠한 권력도 견제할 수 없는 지리멸렬한 국회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현장에서 야전사령관으로 패스트트랙 저지를 시도하면서도 강경 투쟁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파국을 피하기 위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시도하는 등 강온 양면 전략을 펼쳤다.

홍 원내대표실을 찾아갔으나 회동이 불발된 직후,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보임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했는데, 이렇게 불법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제대로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며 "홍 원내대표는 야합으로, 불법으로 이 모든 것을 관철하려 하는 것 같아 매우 유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다녀갔는지 몰랐다"며 "국회법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논의한다는 자세"라고 해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나 원내대표의 행보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강효상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원내사령탑으로서 패스트트랙 강공에 지혜롭게 대처해,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며 "국민들을 설득하면서 우리 당의 동력을 끌어내는데 정말 중요하고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강 의원은 또 "사보임을 하루에 두 번씩이나 하고 '팩스 접수'라는 사상 초유의 불법을 자행한 것은 의회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오늘 안으로 해치우겠다는 군사독재식 발상으로 밀어붙이면서 나 원내대표가 우리 의원과 보좌진들의 한마음이 된 투쟁력을 우러나게 할 수 있었다. 결국 민주당과 친여 정당들이 멍석을 깔아줬다"고 분석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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