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핵불용' 원칙 공고…비핵화 새동력 될 듯 北美, 南과 소통할 필요성 잃을수도…'코리아패싱' 현실화되나 <@IMG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만남이 임박했다.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북핵불용' 원칙을 견지해온 러시아는 정체된 한반도 비핵화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통적 우방관계인 북러가 밀착할수록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결과적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소외되는 '코리아패싱'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기간 김정은 동지와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회담이 진행되게 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북한이 핵미사일 보유를 공식화함으로써 주변 동북아 국가들도 핵무장에 나서는 이른바 '핵개발 도미노'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한일이 대북 핵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핵개발에 나섬으로써 동북아 안보 지형이 뿌리째 흔들리는 사태를 피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역내 국가들 간 군비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인식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한다는 취지로 각종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전진 배치했고, 일본은 북핵 위협을 군사력 강화 정책의 명분으로 삼았다. 러시아 입장에선 북핵 위기 지속은 경제발전에도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최대압박과 남북관계 악화는 러시아의 숙원사업인 가스관 연결, 철도 연결, 전력망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 메가 프로젝트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극동지역을 개발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신동방 정책'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같은 입장에 기반해 러시아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가입 지원, 북미 제네바합의 지지, 6자회담 참석, 북핵불용 정상외교 추진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양자·다자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왔다. <@IMG2> 다만 핵협상 국면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확대될수록 북한과 미국은 우리정부와 소통할 필요성을 잃어버리는 '코리아 패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핵 해법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굿 이너프 딜'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또 북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카드에 대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은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회담 결과를 지켜본 김 위원장은 앞으로 문 대통령을 만나도 남북경협 확대 등 의미있는 성과를 챙기기 어렵고, 미국을 설득하는데도 역부족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북한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않으면서 북한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 러시아는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점진적 비핵화 해법을 꾸준하게 지지하는 동시에,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선 근본적인 원인은 한미일의 군사적 위협 탓이라는 '미국 책임론'에 동조해왔다. 이같은 논리는 핵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의 협상력을 높여준다. 이와함께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미일 등 개별 국가들의 대북 제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최근에는 대북제재 무용론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 공조의 틀을 유지하며 제재해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국보다 러시아에 더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하면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반응을 보이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틀리지 않은 의견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국의 중재 역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만일 김정은이 푸틴을 만나 올해 말까지 추방 위기에 놓인 수만명의 북한근로자들의 체류연장을 받아내고, 시진핑의 북한방문이 이뤄진다면 6월전까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는 힘들 것이다"며 "중러가 김정은에게 산소호흡기를 붙여 준다면 김정은의 대미·대남 강경 모드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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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푸틴 핵협상 판 바꾸나…文정부 역할은 어디로?

이배운 기자 | 2019-04-24 04:00
러시아 '북핵불용' 원칙 공고…비핵화 새동력 될 듯
北美, 南과 소통할 필요성 잃을수도…'코리아패싱' 현실화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만남이 임박했다.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북핵불용' 원칙을 견지해온 러시아는 정체된 한반도 비핵화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통적 우방관계인 북러가 밀착할수록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결과적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소외되는 '코리아패싱'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기간 김정은 동지와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회담이 진행되게 된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북한이 핵미사일 보유를 공식화함으로써 주변 동북아 국가들도 핵무장에 나서는 이른바 '핵개발 도미노'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한일이 대북 핵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핵개발에 나섬으로써 동북아 안보 지형이 뿌리째 흔들리는 사태를 피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역내 국가들 간 군비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인식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한다는 취지로 각종 전략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전진 배치했고, 일본은 북핵 위협을 군사력 강화 정책의 명분으로 삼았다.

러시아 입장에선 북핵 위기 지속은 경제발전에도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사회의 대북 최대압박과 남북관계 악화는 러시아의 숙원사업인 가스관 연결, 철도 연결, 전력망 연결 등 남·북·러 3각 협력 메가 프로젝트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극동지역을 개발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신동방 정책'에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같은 입장에 기반해 러시아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가입 지원, 북미 제네바합의 지지, 6자회담 참석, 북핵불용 정상외교 추진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양자·다자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

다만 핵협상 국면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확대될수록 북한과 미국은 우리정부와 소통할 필요성을 잃어버리는 '코리아 패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핵 해법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굿 이너프 딜'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또 북미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카드에 대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은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회담 결과를 지켜본 김 위원장은 앞으로 문 대통령을 만나도 남북경협 확대 등 의미있는 성과를 챙기기 어렵고, 미국을 설득하는데도 역부족이라고 인식할 수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북한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지 않으면서 북한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 러시아는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점진적 비핵화 해법을 꾸준하게 지지하는 동시에,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선 근본적인 원인은 한미일의 군사적 위협 탓이라는 '미국 책임론'에 동조해왔다. 이같은 논리는 핵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의 협상력을 높여준다.

이와함께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미일 등 개별 국가들의 대북 제재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최근에는 대북제재 무용론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 공조의 틀을 유지하며 제재해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국보다 러시아에 더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북러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하면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반응을 보이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틀리지 않은 의견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국의 중재 역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만일 김정은이 푸틴을 만나 올해 말까지 추방 위기에 놓인 수만명의 북한근로자들의 체류연장을 받아내고, 시진핑의 북한방문이 이뤄진다면 6월전까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는 힘들 것이다"며 "중러가 김정은에게 산소호흡기를 붙여 준다면 김정은의 대미·대남 강경 모드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다"고 관측했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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