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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 등 이란산 원유수입금지 제제유예 '스톱'…석화업계 비상(종합)

박영국 기자
입력 2019.04.22 22:08 수정 2019.04.23 08:50

석화업계 "가격 협상력 약화로 수익성 하락 우려"

정유업계 "직접 영향 제한적…국제유가에 미칠 영향 주시"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한화토탈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한화토탈

석화업계 "가격 협상력 약화로 수익성 하락 우려"
정유업계 "직접 영향 제한적…국제유가에 미칠 영향 주시"


미국으로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 조치에 대한 면제를 적용받았던 한국 등 8개국이 더 이상 면제 혜택을 볼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초 만료되는 제재 유예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화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던 국내 정유·화학업체들은 이미 미국의 수입금지조치 확대에 대비해 도입 루트를 물색해 왔지만 유가 상승과 원유 도입선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정유·석화업계에서는 이란산 원유가 ‘대체불가’ 자원은 아니지만 이란산 원유의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5개사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SK에너지 경우 이란산 원유 도입 비중이 전체의 약 3.6%, SK인천석유화학은 약 10%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케미칼은 5~7% 수준이다.

이란산 원유는 주로 콘덴세이트(초경질유)로 많이 수입되며, 나프타 합량이 높은 콘덴세이트의 특성상 일반 정유공장보다는 석유화학 공장으로 수입된다.

석유화학 업체들의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 업계는 이란산 콘덴세이트가 막히더라도 미국과 러시아, 카타르 등 대체 공급원이 있지만 시장 상황이 ‘공급자 우위’로 바뀌면서 도입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의 일종인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내는 데 최적화돼 있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인 나프타 함유량이 70%를 상회해 50%대인 타 지역 제품보다 경쟁우위가 있다.

현대케미칼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이 막히더라도 카타르산이나 북해산, 북미산 등 수급을 뚫을 수 있는 시장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다만 여러 수입 루트 중 한 곳이라도 제외된다면 공급자들이 우위에 서는 시장이 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지금보다 손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그동안 연장 불허에 맞춰 대비해 왔기 때문에 큰 혼란이 없겠지만 아무래도 원료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향후 상황을 좀 더 주시하면서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체들은 콘덴세이트가 아닌 일반 원유를 수입하는 만큼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 중단에 따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해당 사안이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친다면 정유업계에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정유업체 한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도 크게 보면 정유시장에서 공급 감소 이슈에 포함되기 때문에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콘덴세이트 국제 가격이 일반 원유 대비 배럴당 2달러 가량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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