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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의 '기승전황교안'…그 이유는?

고수정 기자
입력 2019.04.22 15:53 수정 2019.04.22 16:15

李 "黃, 정치 그렇게 하면 안돼" 평소보다 강도 높여 비판

총선 전 양대 진영 싸움 프레임 구축·계파 결집 포석 해석

李 "黃, 정치 그렇게 하면 안돼" 평소보다 강도 높여 비판
총선 전 양대 진영 싸움 프레임 구축·계파 결집 포석 해석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광화문 장외투쟁에서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제1야당의 대표 발언이 도를 넘었다. 정치를 처음 시작한 분이 그렇게 입문해서 막판에 무엇으로 끝내려고 하는가”고 비판하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다시한번 그런 발언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광화문 장외투쟁에서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제1야당의 대표 발언이 도를 넘었다. 정치를 처음 시작한 분이 그렇게 입문해서 막판에 무엇으로 끝내려고 하는가”고 비판하며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다시한번 그런 발언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전략적 공세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켜 ‘김정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는 표현을 야당 대표가 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정치를 처음 시작한 분이 그렇게 입문해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시는 그런 발언을 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주말 장외 집회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대표가 당 공식 회의에서 야당 대표를 향해 ‘용납하지 않겠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 낸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단순히 ‘정치 원로’가 ‘정치 신인’에게 경고하는 차원이 아닌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게 정가의 해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전략가’인 이 대표가 단순하게 센 발언을 할 사람이 아니다. 정치적 의도와 의미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정가에서는 우선 이 대표가 제1야당의 대표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양대 진영의 대결 양상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념 프레임 짜기를 통해 다당제인 선거 구도를 사실상 ‘보수와 진보’ 또는 ‘우파와 좌파’의 대결로 구축하려는 ‘새판짜기’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들어야 지난 대통령선거에서부터 공들였던 ‘적폐 세력 심판’ 프레임이 힘을 받는다는 분석에서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황 대표가 문 대통령을 언급한 건 이념을 건드린 것”이라며 “‘황교안 때리기’를 강하게 할수록 선거 구도가 양대 진영 싸움 프레임이 되는데, 민주당은 이러한 상황이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국당을 ‘적폐’로 낙인 찍어 중도 확장을 저지하고 이를 민주당쪽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가 ‘대통령 지키기’를 통해 총선 전 당을 ‘원팀’ 체제로 구축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대통령 지키기’라는 명분을 쌓아 총선 과정에서 예고되는 공천 분열을 사전에 차단하고, 계파 결집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유독 강도가 높아진 게 맞다”며 “대통령이 해외 순방 나가 있는 사이에 황 대표가 대통령의 뒤통수를 친 거나 마찬가지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야당과의 정쟁에서 선봉장이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단 것으로 해석된다.

이 평론가도 “총선 과정에서 언제나 공천 때만 되면 갈등이 있었다”며 “이 대표가 ‘대통령 지키기’를 통해 친문을 안심시키고, 야당의 공격을 막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계파 결집을 시켜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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