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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감히 최고존엄을 모욕해?'…예고된 북미갈등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4.20 01:00 수정 2019.04.20 04:45

北'김정은 독재자' 발언에 발끈…인권비판 '절대불가' 재확인

전문가 "독재 아니면 체제유지 불가능…인권 갈등 앞으로 계속될것"

北'김정은 독재자' 발언에 발끈…인권비판 '절대불가' 재확인
전문가 "독재 아니면 체제유지 불가능…인권 갈등 앞으로 계속될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독재자'라고 표현하자 북한이 대화상대 교체를 요구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김정은 독재체제 및 주민인권 비판을 용인할 수 없다는 북측의 입장을 재확인한 한편, '인권문제'를 둘러싼 피할 수 없는 북미갈등이 표면화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미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에게 독재자라고 한 것처럼 김정은에게도 비슷한 표현을 사용할 것인가'라는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물론이다 그렇게 말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이에 권정국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은 18일 북한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폼페오는 지난 기간 평양을 찾아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접견을 여러 차례 받고 비핵화를 애걸했다"며 "그러고는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으로써 저질적인 인간됨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전부터 남북미 대화 및 비핵화 협상의 최대 난관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가 부상 할 것이라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3대 세습으로 정통성이 취약하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탄압 및 사상주입을 벌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주민들이 독재 체제의 실상을 파악하고 인권·자유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면 정권은 중대한 존립위기를 맞게 될 것이 유력하다.

이에 북한 당국은 국제사회의 사소한 인권 지적도 체제를 위협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 듯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 협상이 중단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북한 인권문제 거론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해 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그러나 국제사회는 비핵화를 대가로 김정은 독재체제를 묵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워싱턴 내에서도 북한 인권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북미가 어렵사리 비핵화 합의를 성사 시켜도 대북제재 해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인권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파열음이 나는 것도 불가피해 보인다.

2016년에 제정된 미국의 '대북제재 및 정책 강화법'은 독자 대북제재 해제 조건으로 ▲정치범수용소에 억류된 모든 정치범 석방 ▲평화적 정치활동에 대한 검열 중단 ▲개방적이고 투명한 사회 확립 등을 명시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이들 인권문제들에 대해 '상당한 진전(significant progress)'을 이뤘음을 미 의회 관련 위원회들에게 증명하고 동의를 구해야만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김정은은 독재와 탄압이 아니면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을것"이라며 "북한은 인권문제와 독재에 대해서는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인 만큼 앞으로도 이를 두고 국제사회와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번에 폼페이오에 대한 비난은 '다시는 인권 얘기를 꺼내지도 말라'는 사전 차단의 의도가 짙어 보인다"며 "수위 높은 표현들이 사용된 것은 외무성 인사들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어필하려는 이른바 '결사옹위'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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