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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보여주기식 의전으로 시간 허비"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4.19 13:03 수정 2019.04.19 14:29

아산정책硏 최강·신범철 "양측 입장차만 드러난 회담"

"美, 굿이너프딜 지지의사 처음부터 없던듯"

아산정책硏 최강·신범철 "양측 입장차만 드러난 회담"
"美, 굿이너프딜 지지의사 처음부터 없던듯"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함께한 친교 및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함께한 친교 및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이 '노딜'에 그친 가운데 미국이 한국 정부가 마련한 '굿 이너프 딜' 절충안을 수용할 의사가 처음부터 없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의전 절차를 간소화 해서라도 미국을 설득하는데 주력해야 했지만, 보여주기식 행사를 모두 소화하려다 우리 입장을 피력할 기회를 놓쳤다고 꼬집었다.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과 신범철 안보통일센터장은 19일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의 재구성' 보고서에서 이번 한미회담은 핵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를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번 정상회담 일정이 오찬을 포함해 2시간밖에 되지 않은 것은 비핵화 로드맵을 논의하기에 불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핵 문제를 논의할 시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양측 영부인 대동은 제대로 된 논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공동 성명발표 및 기자회견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공식적인 문서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굿 이너프 딜'에 대해 지지를 확보하는 요식 절차가 필요했지만 지지를 표명하는 절차 자체가 부재됐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인사하고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인사하고있다. ⓒ연합뉴스

보고서는 "이러한 독특한 일정 합의는 당초 미국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할 마음이 없었음을 의미한다"며 "정부는 의전적 예우를 줄이더라도 실질적인 논의 시간을 확보하거나, 아니면 정상회담을 더 뒤로 미루면서 실무협상을 더 진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상간 대화로 미국을 설득해야만 했다면 영부인 대동 단독회담이라는 의전을 포기해야 했다. 공개행사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됐다"며 "그러나 사진촬영을 하고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겉으로 보여주는데 성공했는지는 몰라도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빅딜'과 '제재완화 반대'를 말해버려 미측의 입장을 더더욱 바꾸기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고서는'굿 이너프 딜' 절충안을 미국에 직접 설명하기에 앞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조기수확' 등을 거론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으로서는 '굿 이너프 딜'이 북한이 주장하는 스몰딜과 차이가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고 결국 이번 회담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금 당장은 '굿 이너프 딜'을 거절당했지만, 그 실체인'포괄적 합의 및 단계적 이행'은 향후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이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담백한 말로 통일해 미국의 지지를 받아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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