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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 한 지붕 '네 가족'이 사는 법

이동우 기자
입력 2019.04.20 16:08 수정 2019.04.20 20:40

안철수계, 孫 대표 사퇴 놓고 이견 대립

호남계, 평화당 통합 주장…孫회유 나서

유승민계, 孫압박…지도부 재구성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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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계, 孫압박…지도부 재구성 주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있는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에 대해 “지도부 7명 중 4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갖췄지만 그래도 최고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당무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히며 “이번 주말까지는 참석해달라”고 말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있는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에 대해 “지도부 7명 중 4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갖췄지만 그래도 최고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당무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히며 “이번 주말까지는 참석해달라”고 말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최근 바른미래당 내 계파 분포가 세분화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의 사퇴 여부를 놓고 안철수계가 찬성파와 반대파(국민의당계)로 양분되는 모습이다. 일부는 민주평화당과 통합을 주장하며 호남계를 형성하고 있고, 보수성향 인사들은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유승민계를 중심으로 결집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각 계파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합종연횡의 가능성도 열어두는 모양새다.

19일 바른미래당 관계자에 따르면 당내 현 지역위원장은 총 105명이다. 이언주 의원의 당원권 정지로 한 석이 줄어든 수치다. 지역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원내(국회의원) 인사가 21~22명, 원외 지역위원장이 80여명 수준이다. 원외 지역위원장 중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 비중은 6:4로, 계산하면 각각 63명, 42명으로 환산 가능하다.

이른바 친(親)안철수계 인사들은 전날 마포에서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30여명의 현 지역위원장이 손 대표 사퇴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친안계는 이태규 의원, 김철근(구로구 갑), 장환진(동작구 갑), 장성철 (제주시 갑) 지역위원장 등을 주축으로 한다.

이들은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지역위원장들이 일부가 아닌 ‘절대다수’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 사퇴의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친안철수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와 교감을 갖는 위원장들은 총 30여명 정도다. 어제(18일) 20여명이 참석했고, 9명은 위임서를 제출했다”며 “여기에 (손 대표 사퇴로) 정리를 한 바른정당계 (지역위원장) 인사들을 합할 경우 70% 이상이 손 대표 사퇴를 찬성하는 셈이다. 이게 다수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권은희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회의장을 나오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바른미래당 이태규, 권은희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회의장을 나오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외 지역위원장 80여명 중 안철수계 30여명, 바른정당계 인사 중 찬성자 최소 30여명을 더한 60명 수준이 손 대표의 퇴진에 동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환산하면 약 75% 가량이다.

친안계는 손 대표 사퇴를 위해 바른정당 출신 및 유승민계와 연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단 민주평화당 및 자유한국당과 통합 여부에 대해서는 대체적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손 대표 퇴진에 유보적인 이른바 국민의당계는 친안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손 대표 사퇴가 결코 ‘절대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다. 국민의당 출신 한 관계자는 “국민의당 출신 전현직 원외 지역위원장을 모두 합하면 약 200여명 수준"이라며 "그 중 이들이 주장하는 현직 위원장 30여명은 10분의 1을 겨우 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를 옹호하는 이들은 원내 임재훈, 김성식, 이찬열 의원을 중심으로 김관영 원내대표, 김수민, 신용현 의원 등이 심리적으로 그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손 대표 퇴임을 주장하는 친안계를 향해 “손 대표가 사퇴하면 무슨 대책이 있느냐”고 되레 반문했다.

하지만 친안계는 국민의당계가 주장하는 근거가 잘못됐다며 재차 반박했다. 안철수계 관계자는 "(우리는) 바른미래당 현직 원외위원장 80여명을 기준으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옛 국민의당 위원장 200명 중 30명으로 왜곡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의도적으로 손 대표 사퇴 주장 인원을 축소시켰다는 이유다.

또 김성식, 김수민, 신용현 의원 등은 손 대표 사퇴와 관련해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는 안 전 대표와 가까운 인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양쪽 친안계와 국민의당계가 각자의 계산법을 통해 절대 다수라는 명분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들의 내부 분열 또한 가속화될 전망이다.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지상욱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문채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지상욱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문채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편 박주선, 김동철, 주승용 의원 등을 중심으로 당내 호남계 중진 의원들은 민주평화당과 당대 당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총선을 대비해 ‘제3섹터’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를 비롯해 박지원·최경환·장병완·김경진·황주홍 의원 등이 바른미래당 호남 중진 인사들과 공감대를 같이하고 있다. 이들은 안철수, 유승민계와 거리를 두는 동시에 손 대표의 회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승민계는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 사퇴를 주장하며 결집을 강화하고 있다. 유승민 전 대표는 최근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논의하는 의원총회 등 당내 굵직한 현안에 모습을 드러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태경, 이준석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이 회의를 보이콧하며 전면에서 손 대표 사퇴 촉구하고 있고 지상욱, 정병국 의원 등이 후방 지원하며 손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유승민계는 일부 안철수계와 손 대표 사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사퇴 이후 지도부 체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계는 손 대표 사퇴 후 비대위 체제 구성을 주장하는 반면 유승민계는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 당의 재정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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