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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논리’ 통하지 않는 유럽대항전

김윤일 기자
입력 2019.04.21 00:21 수정 2019.04.21 18:00

토트넘과 아약스, 프랑크푸르트 적은 지출

자본력 앞세운 PSG와 맨시티 줄줄이 탈락

이번 유럽클럽대항전은 '돈의 논리'가 통하지 않고 있다. ⓒ UEFA.com 이번 유럽클럽대항전은 '돈의 논리'가 통하지 않고 있다. ⓒ UEFA.com

최근 유럽 축구는 투자한 만큼 성적을 낸다는, 이른바 ‘돈의 논리’가 강하게 작용한 곳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인수한 첼시는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 모든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제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중동의 오일머니와 중국 자본의 공습이 시작됐다.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와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망(PSG)이 주인공이며, 중국 클럽들은 ‘축구 굴기’를 앞세워 유럽의 스타플레이어들을 ‘웃돈’주고 마구 영입하는 최근 추세다.

돈의 힘은 강력했다. 맨시티는 구단주가 바뀌고 난 뒤 지난 시즌까지 3번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PSG는 리그 내에서 경쟁자가 아예 없을 정도다.

하지만 올 시즌은 ‘돈으로 선수를 살 수 있어도 명예까지 살 수는 없다’라는 축구계 격언이 통하는 시기다. 리그 내에서 나름의 입지와 전통을 지닌 명문 구단들의 역습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팀이 ‘돌풍의 중심’인 네덜란드 최강자 아약스다. 아약스는 과거 챔피언스리그 빅이어를 네 차례 들어 올리는 등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명문 클럽이었지만, 네덜란드 축구의 퇴보와 맞물려 어느덧 변방으로 물러나있었다.

하지만 요한 크루이프의 유산은 어디가지 않았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일제히 폭발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들의 투자액을 살펴보면 더욱 입이 떡 벌어진다. 아약스는 이번 시즌 이적시장서 고작 5065만 유로(약 647억 원)만 지출했다. 유럽 전체 클럽 가운데 40위에 해당한다. 전력의 완성을 이룰 수 있는 최근 5년간은 1억 3890만 유로로 이 역시 61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아약스는 16강 레알 마드리드, 8강 유벤투스 등 거대 공룡들을 쓰러뜨렸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4강 진출팀 이적 자금 지출. ⓒ 데일리안 스포츠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4강 진출팀 이적 자금 지출. ⓒ 데일리안 스포츠

아약스와 4강서 맞붙는 토트넘은 올 시즌 이적자금 지출이 아예 제로인 팀이다. 선수 영입 하나 없이 기존 스쿼드만으로 준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물론 최근 5년간은 손흥민 등 전력 보강을 이루느라 3억 2457만 유로를 지출했다. 이 금액 역시 전체 22위로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다.

유로파리그에서 첼시와 맞붙는 프랑크푸르트는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몸담았던 팀으로도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역시 합리적인 소비를 내세우는 독일 클럽답게 이번 시즌 고작 2705만 유로(77위)만을 선수 영입에 지출했다. 최근 5년간 액수는 6798만 유로(109위)로 아예 100위권 밖이다.

프랑크푸르트의 상대인 첼시는 이보다 10배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두 팀은 이번 유로파리그 4강 무대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심지어 첼시는 리그에서 5위로 처져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반면, 분데스리가 4위의 프랑크푸르트가 지금의 순위를 유지하면 이번 4강서 탈락하더라도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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