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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계, '폐가입진' 꿈꾸나

이동우 기자
입력 2019.04.19 11:00 수정 2019.04.19 20:29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 중심 孫사퇴 주장

孫사퇴 관련 安에 입장 전달…암묵적 동의 포석

일부 안철수계 "다수 아니다, 총선위한 것"반발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 중심 孫사퇴 주장
孫사퇴 관련 安에 입장 전달…암묵적 동의 포석
일부 안철수계 "다수 아니다, 총선위한 것"반발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전 대표와 정치행보를 함께해온 이른바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인사들이 손학규 지도부의 총사퇴를 위한 실력행사를 예고했다.

이들은 손 대표가 당에서 물러나고 창당 주역인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총선을 대비한 안 전 대표의 복귀 준비에 돌입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 및 정무직 당직자들은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비공개회의를 갖고 바른미래당 현(現) 지도부의 총사퇴를 논의했다.

안 전 대표 시절 당 대변인을 역임한 김철근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구로구 갑)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손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는 중지를 모았다”며 “손 대표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변인은 “창당 정신을 살리기 위해 안철수, 유승민 전 대표가 손잡고 전면에 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당장 손 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있어서 말하긴 조심스럽다”고도 말했다.

이들은 손 대표와 전면전을 치르기보다 그를 후방 지원했던 안철수계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손 대표가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것이라는 계산이다.

브리핑을 통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인원이 90여명이라고 강조한 것도 ‘안철수계 대다수’가 손 대표 사퇴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들은 안 전 대표의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역위원장들을 통해 독일에 체류 중인 그에게 당이 처한 위기 상황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손 대표 '폐위'에 안 전 대표의 암묵적 동의를 구하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들 안철수계는 손 대표 사퇴가 안 전 대표 복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우려보다 그가 당을 악화일로에 빠지게하고 있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안철수 지키기'를 강화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여러 분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안 전 대표에게)말씀 하실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귀국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김 전 비서실장의 발언은 최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주장한 안 전 대표의 조기귀국설과 자유한국당과 통합 가능성에 대한 사전 차단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안철수계는 또 내부적으로 손 대표 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세력들로부터 사퇴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들이 이른바 '안의 적통'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사퇴 반대하는 안철수계 “자신들 총선 위한 것” 일축

손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세력과 달리 옹호하는 안철수계 일부는 이날 회의에 모인 인사들이 안철수계의 절대 다수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주장했다. 이들이 결코 안철수계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는 뜻이다.

손 대표 사퇴에 반대하는 안철수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이날 회의에 모인 15명의 전현직 위원장 중 손 대표의 사퇴를 찬성하는 인사는 10명, 반대 인사는 5명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은 참석 인원이 90여명이라고 하지만 실제 인원은 50여명에 불과했고, 이들 중 '지역 미래 책임자'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소위 '머릿수'를 채웠다는 주장이다.

관계자는 또 "이들(손 대표 사퇴를 주장하는 안철수계)은 사퇴를 반대하는 인사들에게 '오늘 회의에 참석하되 되도록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면서 "자신들의 총선 승리를 위해 안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안철수계 내부에서도 갈등의 확대 조짐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을 비롯해 김도식 전 안철수 비서실장, 국민의당에서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겸 총괄간사를 역임한 장환진 지역위원장(동작구 갑), 김 전 대변인 등 전, 현직 지역위원장과 당직자 90여명이 집결, 향후 총괄팀을 꾸려 지속적으로 손 대표 사퇴를 위해 대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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