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⑥] 黃, '모범생' 벗고 야성 발휘해야

정도원 기자
입력 2019.04.07 01:00 수정 2019.04.07 07:57

황교안, 전당대회·재보선 거쳐 정치 '연착륙'

"단일화, 예상된 수…'판' 흔들 카드 내놨어야

'정치의 생리' 배워 총선엔 '한방' 날려주길"

『편집자주』
전현직 국무총리에게 국민들의 신망이 쏠리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조사한 결과, 범진보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범보수에서는 직전 총리를 지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범진보 후보군 중 이 총리의 지지율은 40.2%까지 올라갔다. 12.9%에 그친 차점자 박원순 서울시장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황 대표도 응답자를 한국당 지지층으로 한정했을 때, 범보수 후보군 중 지지율이 과반인 58.0%에 달했다. 홍준표 전 대표(9.8%)와 김진태 의원(8.5%)을 압도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데일리안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범보수와 범진보에서 전현직 총리인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왜 압도적으로 나타났는지 살펴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글 싣는 순서」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①] 전현직 총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②] "文을 이겨줄 사람" 떠오른 黃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③] 이낙연, '안정감' 높이 평가받아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④] 黃, '안정감' 바탕으로 지지층 복구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⑤] 李, 친문견제·풍찬노숙 돌파가 숙제
[황교안-이낙연 신드롬 ⑥] 黃, '모범생' 벗고 야성 발휘해야

황교안, 전당대회·재보선 거쳐 정치 '연착륙'
이주영 "대안수권정당으로서의 비전 내놓아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4·3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을 마무리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4·3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을 마무리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7 전당대회와 4·3 재보궐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출판기념회 이후 '물밑행보'를 통해 기대감을 모으다가 한국당에 입당해 당권을 획득했다. 직후 치러진 '첫 시험대' 4·3 재보선에서는 보수텃밭 통영고성을 탈환하고 창원성산은 접전까지 몰고 갔다. 배우자와 함께 '5평 원룸'에서 기거한 승부수가 어느 정도는 통했다는 관측이다.

'황교안의 정치'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궁극적인 목표가 3년 뒤인 2022년 대선이라고 보면, 2020년 총선을 비롯해 앞으로 많은 시험대와 시련·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비전 제시 △통합과 탕평 △정치적 상상력 발휘 등을 황 대표의 숙제로 제시했다.

무엇보다도 먼저 '황교안의 한국당'은 경제와 안보 등 각 분야에서 어떤 방향을 추구하는 정당인지 '수권정당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 대표는 전당대회 승리 직후 바로 치러진 4·3 재보선 관계로 아직까지 '비전'과 같은 중장기적 과제에 손을 대지는 못했다.

좌파독재저지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아직 비전을 제시하지는 않지 않았느냐"며 "나를 비롯한 당내 의원들 중에서도 황 대표의 비전을 아직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국민들이 알겠느냐"고 '비전 제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창원성산·통영고성 재보선에서 황 대표와 함께 뛰었던 5선의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앞으로 총선·대선 승리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려면, 대안 수권정당으로서의 비전을 잘 준비해서 국민에게 내놓아야 한다"며 "내공이 꽉 찬 대한민국의 지도자라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관련 논란이나 아들의 KT 채용 관련 의혹 등 외부로부터의 공격은 '황교안 체제'를 흔들지 못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중론이었다. 대신 당내통합과 우파통합 등 내부를 잘 추스르면서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한국당 의원은 "좌파나 정권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은 본인에게 나쁘지 않다"며 "'김학의 사건'이나 KT 등의 목표는 좌파의 '황교안 죽이기' 공격이라는 것을 우리 지지자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황 대표를 목표로 하더라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자기 편만 챙기거나 특정 계파의 수장 같은 역할을 한다면 지지는 철회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황 대표가 공천 과정을 어떤 식으로 치러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일화, 예상된 수…'판' 흔들 카드 내놨어야
'정치의 생리' 배워 총선엔 '한방' 날려주길"


4·3 재보궐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인 지난달 23일 오전 창원NC파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국회의원 후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재환 국회의원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4·3 재보궐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인 지난달 23일 오전 창원NC파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국회의원 후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재환 국회의원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강석호 한국당 최고위원은 "항간에는 황 대표가 친박에 둘러싸여 있다는 말도 나오던데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고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본인도 친박·비박을 떠나서 하겠다고 하지 않느냐. 현재로서는 큰 하자는 있지 않다고 본다"고 긍정했다.

4·3 재보선에서의 창원성산 504표차 석패와 같은 일이 내년 총선에서 반복되지 않으려면, '모범생 스타일'에서 벗어나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하며 '판'을 흔드는 진정한 '정치가'가 돼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번 재보선 지원유세에 나섰던 한 의원은 "황교안 대표의 선거 지원은 이미지처럼 겸손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며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아내를 버리라는 거냐'는 한마디로 확 뒤집지 않았느냐"며 "황 대표는 열심히 공부하는 '범생 스타일' 이상을 보이지 못했던 느낌"이라고 아쉬워했다.

또다른 한국당 의원도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간의) 단일화는 충분히 예상됐던 것이니, 이쪽에서도 창원을 뒤흔들 '새로운 카드'를 던졌어야 했는데 그냥 열심히 '노오력' 하는 모습"이라며 "가능성이 없더라도 바른미래당에 단일화 제안을 던져 그쪽을 뒤흔들고 표를 일부라도 털어온다든지 뭔가 정치적인 상상력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강석호 의원은 "아직까지는 좀 딱딱한 면이 없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것은 법조계와 관료세계에서 굳어졌던 부분"이라며, "많이 풀어지고 있지 않느냐. 정치적인 표정관리와 상상력의 부분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민경욱 의원은 "높은 자리에 있다보면 잘못을 하지 않아도 공연한 트집의 와중에 상처받고 쓰러지는 게 정치판"이라며 "저쪽에서 시비를 걸면 그걸 극복하고 이겨내야지, 내가 옳고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괜찮을 것이라며 있다보면 쓰러지는 게 정치판"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도 앞으로 정치의 생리를 배워나가게 될 것"이라며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게 강한 자"라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