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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연일 文정부 압박…'그렇게 잘해줬는데...'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3.25 15:28 수정 2019.03.25 15:54

北우리민족끼리 "외교부 것들, 한미공조하 남북협력 요란스럽게 광고"

美뉴욕타임스 "한미균열 시도 강화…文정부 중재자 역할, 벽에 부딪혀"

전문가 "상대와 균등한 관계여야 협상 성립…무조건 잘해준다고 되나"

北우리민족끼리 "외교부 것들, 한미공조하 남북협력 요란스럽게 광고"
美뉴욕타임스 "한미균열 시도 강화…文정부 중재자 역할, 벽에 부딪혀"
전문가 "상대와 균등한 관계여야 협상 성립…무조건 잘해준다고 되나"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정부가 한미공조 하에 남북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내용의 업무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북한은 "외세에 빌붙은 가련한 처사"라며 연일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선의를 이끌어내겠다던 정부의 '중재외교' 구상이 북미 양측에 치이면서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4일 '한미공조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조선 외교부 것들은 '2019년 업무계획'에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한 북남협력'에 대해 요란스럽게 광고해댔다"며 "쓴맛을 볼대로 보면서도 외세에 빌붙어 자기의 존엄을 찾지 못하는 가련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 강행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실현을 방해하고 북남경제협력에도 사사건건 참견하며 장애와 난관만을 조성하고 있다"며 "외세에 빌붙어 모든 것을 해결해보려는 것은 돌멩이를 갖다놓고 닭알이 되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기도다"고 말했다.

앞서 이 매체는 대북제재 준수 하에 남북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내용의 통일부 업무계획에 대해서도 맹비난을 퍼부었다.

지난 22일 '주견과 소신을 찾아볼 수 없는 업무계획'이라는 제하의 논평은 "남조선 통일부는 '업무계획'에서 북남대화로 북미대화의 진전을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중재안마련을 하겠다고 하는 등 푼수에 맞지 않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매체는 이어 "이는 미국과 보수세력의 압력에 비위를 맞추는 비굴한 처사다"며 "코를 들이밀데 안 들이밀데를 가리지 못하고 푼수 없이 헤덤비며 스스로 제 발목을 비끄러매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전 포스터 이미지 ⓒ조선의오늘 북한 선전 포스터 이미지 ⓒ조선의오늘

정부는 그동안 남북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회복된 남북관계를 바탕으로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 진전을 견인한다는 '한반도 중재자론'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핵협상이 정체된 상황에서도 북한은 민족공조 논리를 내세워 교류협력을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국제사회와 제재 보조를 맞춰나가야 하는 정부는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이에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3일 북한 매체들이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선 것에 대해 "한미 균열을 조성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반미 여론을 고조시키고 한미 관계를 이간해 핵협상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 이행 노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남북 경제관계 확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도 "문 대통령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벽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또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남북관계를 회복하겠다며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고 국제사회와도 등졌지만 결과를 보라"며 "북한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힌 어설픈 중재외교가 지금의 상황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상대방과 균등한 관계를 이루거나 우위를 점해야 비로소 협상이 성립하는데, 핵무기도 없는 우리는 오히려 안보태세를 약화시켰다"며 "우리가 무조건 잘해주면 북한도 잘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한미동맹·안보태세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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