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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 살길을 찾자…핵없이 핵을 이기는 법

이배운 기자 | 2019-03-23 13: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계기로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머리맡에 있고, 앞으로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우리 스스로 북핵위협에 맞서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핵 위협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공통 전략은 '우리에게 핵을 쏘면 나도 죽지만 너도 죽는다'는 메시지를 각인시켜 상대의 핵공격 의지를 사전에 억제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어떤 방법으로 북한의 핵공격 의지를 꺾을 수 있는지 전문가들이 제시한 3가지 방법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北핵, 살길을 찾자①] 핵없이 핵을 이기는 법…재래식 전력으로 억제하기
[北핵, 살길을 찾자②] 만들 수 없으면 빌리자…한미동맹이 만드는 핵무기
[北핵, 살길을 찾자③] 자체 핵무장 할 수 있다…고난의 행군을 각오하면

재래식 전력으로 억제하기
"예방타격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절차 마련해야"


북한이 2017년 4월 태양절 기념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고 있다. ⓒ조선의오늘북한이 2017년 4월 태양절 기념 열병식을 진행하면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하고 있다. ⓒ조선의오늘

핵무기에는 핵무기로 대응을 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통된 핵억제 전략이다. 상대보다 더욱 큰 피해를 끼치겠다는 위협이 가능해야 '억제'가 성립하는데 상대방의 핵공격보다 더욱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수단은 현재로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특수성에 착안하면 우리가 지니고 있는 재래식 무기만으로도 북한에 핵무기에 준하는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적으로 큰 피해를 끼치지는 못해도 질적으로 큰 피해를 가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해 전쟁 의지를 꺾는 이른바 '최소억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왕조국가인 북한은 수백만 평양시민의 목숨보다도 김정은 한명의 목숨에 더 가치를 높게 볼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핵을 쏠 경우 반드시 김정은은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주면 핵이 없어도 북한과 공포의 균형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재래식 무기의 화력은 당연히 핵무기와 비교가 안 되지만 김정은을 죽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재래식 무기는 핵무기보다 사용 문턱이 낮아 이런 믿음을 주는 데 오히려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공격을 가할 경우 한국의 가용한 모든 공군전력이 응징보복에 가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현재 우리 공군은 총 410여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텔스기와 공중급유기도 전력화 하면서 공군력에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을 겨냥해 지속적으로 공중타격을 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우리군은 북한 전역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현무-2A' 등 탄도미사일과 더불어 순항미사일 다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GPS를 이용한 관성 유도 시스템을 통해 공산오차 30m 내 타격이 가능하고, 더욱 강력한 폭탄을 장착하는 방향으로 개량이 이뤄지고 있어 중요한 응징보복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전쟁 발발 시 북한 수뇌부가 숨을 벙커를 파괴하는 '벙커 버스터'를 확충해 김 위원장에게 더 큰 공포를 줄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은 천연 암반 관통력이 30m인 벙커버스터 'GBU-28'을 200발 보유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통력 60m 이상인 'GBU-57'을 적극 도입하거나 더욱 강력한 벙커버스터를 자체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전 국토 곳곳에 지하기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력도 높은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는 탓이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대한민국 생존과 안보를 위한 핵균형 및 첨단 재래식 대응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지난 13일 국회에서 ‘대한민국 생존과 안보를 위한 핵균형 및 첨단 재래식 대응방안’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이같은 '최소억제 전략'이 실패해 김 위원장이 핵 공격을 가하려 할 경우 남한은 핵미사일 발사 조짐을 사전에 파악해 선제적으로 발사 지점을 타격하는 이른바 '킬체인(전략목표 타격)'을 가동해야 한다.

신원식 전 차장은 "북한 교리상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발사는 오직 김정은의 명령으로만 가능하고, 총참모장·총정치국장·전략사령관 등의 보좌를 받아서 결심 한다"며 "이때 수뇌부와 각 미사일 기지를 연결하는 지휘통신시스템만 붕괴 시켜도 최종 발사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전 차장은 이어 "미사일을 쏘려면 이동형 발사대와 병력들이 주둔지를 나와 사격진지로 이동해야 하는데 대부분 산악지형이라 경로가 뻔하다"며 "교량·터널 등 고정된 타겟을 사전에 잘 파악해두고 타격하면 이들 발을 묶어 미사일 발사량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선제타격 정당성을 얻기 위해 공격징후가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그만큼 방어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라며 "예방타격을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절차를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그 우방국들은 우리가 부당한 선제공격을 가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겠지만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으니 우리는 정당화가 가능하다"며 "설령 전 세계가 우리를 욕할지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핵 위협은 너무나 심각하기 때문에 한 두 가지 방안으로 대응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고자 해서도 안 된다"며 "핵우산이 보장되거나 자체적인 핵무기를 개발해도 재래식 전력을 중심으로 한 북핵 대응태세는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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