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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정식 같았던 반기문의 '춘추관 브리핑'

이충재 기자 | 2019-03-22 02:00
한때 '대선 경쟁자'에서 '미세먼지 협력자'로
정치복귀 가능성 질문엔 "연목구어" 선그어

"춘추관에서 여러분을 뵙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현재 자격으로서 청와대에서 이런 브리핑을 하는 것이 적당한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걱정을 했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뒤 춘추관 브리핑룸 단상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걱정했다"는 말은 지난 대선 문 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로 거론됐던 만큼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 전 총장은 "개인적으로는 2004년 청와대 외교보좌관으로 근무할 때 이 자리에 여러번 서서 언론인들과 대화했던 기억도 난다"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文대통령과 40분 면담, 춘추관 20분 브리핑

이날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의 환담은 오후 2시부터 40분 동안 이뤄졌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달 2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방한 기간 연세대에서 열린 '간디 흉상 제막식'에 이어 한 달 만이다.

문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이 위원장을 맡게 될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와 관련해 "이번에 만들어지는 기구는 범국가적 기구의 성격"이라며 "법적으로 기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이 기구에서 결정을 내리면 바로 행정부 결정으로 전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반 총장님은 기후 관련 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하셨고, 큰 성과를 거두신 분"이라며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과 중국이 공통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일에 반 총장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브리핑에서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 대표 제안을 수용하고 중책을 맡겨주신 대통령님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브리핑은 20여분 넘게 진행됐다. 청와대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대선 출정식 같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정치복귀' 질문에 "일부러 답변 안했다"

특히 이날 최대 관심은 정계복귀설에 대한 반 전 총장의 반응이었다. 지난주 반 전 총장이 미세먼지 위원장직을 수락했을 때부터 향후 행보가 정치권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랐다.

실제 브리핑에선 '향후 정계 은퇴 결정에 변화가 있을 수 있나'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반 전 총장은 직접적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그 이야기는 '연목구어'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이 브리핑 후 나가실 때 여쭤봤더니 관련 질문은 '잊어버리고 답을 안 한 게 아니라 일부러 답변을 안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에 만든 '반기문재단'의 정관에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게 돼 있다"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브리핑을 마치고 "경청해줘서 감사하고, 제가 종종 여러분께 이런 브리핑을 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춘추관을 다시 찾겠다는 의미다. [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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