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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생화학무기 폐기' 우리가 못한 말 미국이 대신한다

이배운 기자 | 2019-03-22 01:00
美 "북한이 번영하는 유일한 방법은 WMD 모두 폐기"
전문가 "지금은 잠복됐지만, 나중에 떠오를 핵심적인 위협"


한 말레이시아 시민이 맹독성 신경작용제로 사살당한 김정남의 피살 직후 모습이 담긴 신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한 말레이시아 시민이 맹독성 신경작용제로 사살당한 김정남의 피살 직후 모습이 담긴 신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해야만 대북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북한 생화학무기 위협의 최대 당사자인 우리 정부는 오히려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 있다'는 북한의 입장에 동조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는 모양새다.

일림 포블레티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지난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북한이 안전과 번영을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모두 폐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WMD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빅딜' 요구를 내놓은 것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국이 생화학무기에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는 이유는 이들 무기가 핵폭탄에 맞먹는 무차별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살상력을 지닌 탓이다.

'2018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2500~5000톤을 저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해 3월 관련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11개 시설에서 천연두, 콜레라, 이질 등 13가지 생물무기를 개발하고 18개 시설에서 화학무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핵무기보다 더 위협적인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은 이에 대한 위협을 인지한 듯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측에 생화학무기 폐기까지 협상 의제로 올려달라고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개최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조속한 비핵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여타 대량살상무기 시설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화학무기 종류와 피해 ⓒ국방부, 美전략안보프로젝트협회생화학무기 종류와 피해 ⓒ국방부, 美전략안보프로젝트협회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례 회담을 갖고 북미협상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생화학무기 관련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지난해 9월 체결된 남북 군사합의에 생화학무기 관련 합의가 부재된 것도 정부의 모호한 태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지난 20일 진행된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북한 생화학무기 폐기 논의가 시급하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낙연 총리와 더불어 국방부·외교부·통일부 장관은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또 지난달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직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WMD 폐기를 포함한 '빅딜' 안을 제시한 볼턴 보좌관을 겨냥해 "회담에 불 지르러 왔다", "매우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 여권 인사들은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내민 탓에 한반도 평화가 뒤쳐졌다'는 주장을 잇따라 내놨다.

이에 대해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남한의 안전을 생각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에 힘을 실어줘야 할 마당에 오히려 북한의 편에 서서 손가락질 하고 있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거짓 평화를 얻기 위해 우리 안보를 위기에 빠트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권혁철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는 "북한의 생화학무기는 지금은 잠복된 상태지만 핵문제가 해결되면 가장 핵심적인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핵협상 시 생화학무기 문제를 포함하는 것이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보다 비용도 적게 들고 해결가능성도 높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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