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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정상외교 결례…"실수 반복되면 실력"

이충재 기자 | 2019-03-21 17:00
캄보디아 방문때 페북에 대만 사진, 체코를 '체코슬로바키아'
"하나의 실수 용납되지 않는 게 정상외교…시스템 점검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중 인도네이사 말로 인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교 실수 논란과 함께 내부 시스템 정비 문제가 지적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자료사진)ⓒ청와대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중 인도네이사 말로 인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교 실수 논란과 함께 내부 시스템 정비 문제가 지적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자료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중 인도네이사 말로 인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교 실수 논란과 함께 내부 시스템 문제가 지적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해외정상이 '곤니치와' 인사하는 격"

발단은 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를 국빈방문한 지난 13일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비롯됐다. 문 대통령은 '슬라맛 소르(Selamat sore)'라는 현지어로 인사를 했다. 그러나 이 표현은 말레이시아가 아닌 인도네시아에서 쓰는 오후 인사다.

두 나라는 영유권 분쟁과 불법 체류자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는 관계인만큼 모하맛 총리는 물론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실수였다. 또 12일 낮 행사에서도 문 대통령이 밤 인사를 뜻하는 '슬라맛 말람(Selamat malam)'이라고 말하는 등 비슷한 실수가 반복됐다.

청와대는 "방문국 국민에게 친숙함을 표현하고자 현지어 인사말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선 "해외정상이 문 대통령에게 '곤니치와'라고 인사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른 것도 아닌 연설문에서 실수였을까

무엇보다 이번 실수가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외교의전 시스템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통령의 연설문이 갖는 정치‧외교적 파급력을 감안하면 자칫 '외교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우려섞인 지적도 나온다.

통상 대통령의 해외 연설문은 외교부 등 담당 부처에서 내용을 채우고,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실에서 다시 틀을 잡는다. 이를 관련 분야 실무자들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초안을 마련하면 대통령이 직접 검토하고 첨삭 과정을 거쳐 최종본이 완성된다.

청와대는 이번 연설문의 '인사말 부분'이 현지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에 말레이시아어를 아는 참모가 없기 때문에 현지 공관에서 확인 후 인사말을 넣었다는 설명이다. 이래저래 청와대가 '철저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잇따른 외교실수…해명하기 바쁜 靑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외교결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영문 트위터에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 소식을 알리며 체코(Czeh)의 국명을 체코슬로바키아(Czechoslovakia)로 잘못 표기했다. 당시 체코 총리와의 회담 '형식'을 놓고도 회담이라고 발표했다가 면담으로 수정한 뒤 다시 회담으로 고치는 혼선을 빚었다. 청와대는 "실무자의 실수로 인한 오기(誤記)였다"고 했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문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에 앞서 공식 페이스북에 대만의 국가양청원 사진을 게재하는 실수를 했다. 청와대는 "오류를 사과드린다"며 사진을 수정해야 했다. 지난해 10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문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의전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외교부 머리' 제대로 빌려쓰고 있나"

외교가에서는 잇따른 정상외교 실수의 근본적 원인을 '전문성 부족'과 '시스템 부재'에서 찾고 있다. 일련의 사건을 되짚어보면,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과 함께 제대로 된 외교시스템이 작동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문재인 정부 외교난맥상(亂脈相)의 한 단면을 보여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20일 대정부질문에서 관련 사건에 대한 지적에 "(청와대와 외교부 등에) 집중력이 없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직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외교부로서는 참 아픈 실수"라며 "외교부 관련 사안에 실수해 우려를 드린 것에 대해 심심한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외교가 한 관계자는 "작은 결례도, 하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것이 정상외교인데, 청와대가 이를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라며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청와대가 인의 장막에 둘러쌓여 있는 것은 아닌지 정무적으로 따져보고, '외교부의 머리'를 제대로 빌려쓰고 있는지 시스템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외교전문가들은 이런 외교결례들이 '코드만 맞을 뿐' 실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인사들이 일을 처리하고 있기때문은 아닌지,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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