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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도발 없는 1년"…전문가 "文정부 잘한거 아냐"

이배운 기자
입력 2019.03.21 02:00 수정 2019.03.21 05:57

도발중단은 미국과 거래 위한것…비핵화 진정성과 혼동 말아야

김정은 도발중단은 미국과 거래 위한 것…비핵화 진정성과 혼동 말아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평가하며 현재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9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하노이 회담 실패로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게 명백해졌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재작년 11월까지 북한은 미사일을 쐈고, 9월까지도 핵실험을 했다. 그런 도발이 없어진 지 1년 4개월이 됐다"며 "과거의 접근방식으로 지난 9년 동안 과연 무엇을 이뤘으며,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에 대한 반성에 서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과거와는 다른 접근방식'이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주도했다는 이 총리의 논리에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재작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쏜 북한은 비로소 미국과 거래가 가능해졌다는 계산을 깔고 협상 테이블로 나왔을 뿐"이라며 "그 전에 한반도 평화분위기 마련에 우리 정부가 한 것이 과연 무엇이 있냐"고 반문했다.

신 전 차장은 이어 "북한이 지난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안 한 것은 단지 미국과 대화하기 위한 것이지 우리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김 위원장의 전략에 따른 도발 중단을 비핵화 진정성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북한이 지난해 2월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을 진행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해 2월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을 진행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를 선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실제로 북한은 2017년 9월에 6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11월에는 ICBM급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2018년 1월 신년사에서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미국과 동등한 핵보유국 입장임을 과시했다.

이에 외교·안보 분야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이 핵 위협과 남북 대화 의지를 동시에 표출한 것은 대북최대압박 국면을 일시적으로 돌파하고 '책임 있는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한편 김재경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이어서 "(안보태세를)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 총리는 "과거를 말하는 건가? 핵을 쏘고 미사일을 쏘던 때로?"라고 받아쳤다.

이에 대해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교수는 "한미 연합훈련과 북핵 대비태세를 강화하자고 말하는 이유는 전쟁과 긴장을 바라서가 아니라 그것이 발생할 위험을 사전에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은 우려를 마치 전쟁을 바라는 듯한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쟁을 억제하는 기본 원리는 '나를 건드리면 너도 죽는다'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것인데 핵도 없는 한국은 선의만 베풀고 있다"며 "군사학적으로 우리가 무조건 협력적이라는 인상을 줄 때, 상대는 도발을 가하기 좋은 적기라는 오판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 전 차장은 "한미동맹을 강화하자는 것은 북한이 핵을 개발할 동기를 상당부분 잃어버리게 하고 핵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의 대북 접근법이 잘못됐다고 단정짓는 발언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비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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