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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17] 김도진 기업은행장, 동반자 금융 화룡점정 시험대

부광우 기자
입력 2019.03.20 06:00 수정 2019.03.20 06:02

中企 대출 150조·기업고객 150만 돌파

임기 마지막 해 맞아 리더십 관리 관건

中企 대출 150조·기업고객 150만 성과
임기 마지막 해 맞아 리더십 관리 관건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데일리안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데일리안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동반자 금융의 결실을 맺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중소기업 대출 1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다만,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리더십에 다소 금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거지고 있는 우려는 김 행장이 올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상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중 15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150조원을 넘은 것은 기업은행이 최초다. 아울러 1961년 기업은행 창립 이후 57년 만의 일이다. 2006년 50조원에 이어 2012년 100조원을 넘은 뒤 6년여 만의 결실이다.

특히 이는 인수합병 없이 기업은행 자력으로 이룬 결과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다른 은행들의 중기대출 확대와 우량 중소기업 유치 경쟁 속에서 달성한 성과여서 의미가 남다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국내 거래 기업고객 150만 돌파라는 또 다른 금자탑을 쌓기도 했다. 이중 대부분인 99.8%는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 리딩뱅크로서의 지위를 입증한 셈이다. 기업은행은 2005년에 50만, 2013년에 100만 기업고객을 달성한 바 있다.

실적 개선은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2016년 말 김 행장이 수장이 된 직후부터 기업은행은 2년 연속으로 역대 순이익 고지를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전까지 사상 최대였던 2017년의 1조5085억원보다 17.0%(2558억원) 늘어난 액수로 1년 만에 새 기록을 쓰게 됐다.

기업은행은 꾸준한 자산 성장과 더불어 건전성 관리를 통한 수익력 강화를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대손충당금 관리에서 뚜렷한 개선 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측면은 기업은행 호실적의 기반이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대손충당금은 전년보다 9.7% 줄어든 1조4553억원으로 최근 3년 내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실질 대손충당금 규모를 초과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그렇다고 김 회장에게 아킬레스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수장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레임덕 논란이다. 특히 내홍설이 나오도록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정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에 기업은행 안팎에서는 염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당초 기업은행의 계열사 CEO 인사는 올해 초면 끝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차일피일 결정이 미뤄지면서 최근 들어서야 인선이 마무리됐다. 각 CEO들의 임기 종료 직전까지 연임 혹은 교체 여부가 확정되지 못하면서 일부 계열사들에서는 불안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김 행장의 리더십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돈 것도 이 때문이었다.

김 행장은 임기 막판까지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경쟁 은행들도 모두 중소기업 대상 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거나 안일한 생각에 젖어있다면 반드시 뒤처지고 말 것이라는 일침이다.

김 행장은 올해를 시작하며 신년사를 통해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들의 경영여건 전망이 밝지 않다"며 "금리 인상으로 수신 경쟁이 가속화되고 한계가구와 기업의 부실위험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기금융시장 경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어 초격전이 예상되고 있고, 디지털과 자산관리 부문 그리고 글로벌 진출 경쟁도 더욱 가열될 것"이라며 "항상 위기를 상정하고 긴장의 끈을 조이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행장은 이처럼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기업은행이 지녀야 할 본질을 확장해 나가는 데에는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반자 금융을 통해 서민들의 어려움을 더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다짐이다.

김 행장은 "불확실성과 잠재적 위기 속에서도 우리의 사명과 가치를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며 "어려울 때 지키는 것이 바로 진정한 사명이고 가치이기 때문"이라고 신년사에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안전한 삶을 지켜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손을 맞잡아 주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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