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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발사장' 해명 없는 北…대신 해명하려는 南

이배운 기자 | 2019-03-19 15:27
北당국, 발사장 재건 논란 보름째 '침묵'…정부, 의도추측 '진땀'
"의도적 침묵으로 남남갈등·한미균열 유도"…"주민 통제 일환"


조명균 통일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조명균 통일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을 드러낸 뒤 보름가량이 지나도록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북측이 내놔야할 해명을 대신 하려는 입장을 취하면서 남남갈등 및 한미공조 균열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동향에 대해 "미사일 관련 활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발언했다.

같은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창리 복구가 발사대 폭파를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견해가 있다'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에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발사장 재건 움직임은 미국에 대한 핵미사일 타격 가능성을 내 비추는 위협행위가 명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재개' 가능성 까지 거론한 상황에서 미사일 관련 활동임을 부정하는 것은 북한을 지나치게 두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전문가 "명백한 위협인데...北입장 대변하는 셈"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동창리 발사장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과 더불어 동결조치를 약속 했던 곳"이라며 "언제든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명백한 공갈위협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만약 이번 발사장 시설 재건이 미사일 발사 준비가 아니고 다른 평화적 의도가 있으면 '오해하지 말라'고 사전에 얘기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작년에 해체하겠다고 약속한 미사일 시설을 갑자기 원상복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미국에 대한 협상용 위협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상황으로 한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북한이 비밀리에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펴내 파장이 일었고,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북한은 기만한 적이 없다"고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김 대변인의 발언에 야당은 "청와대가 도대체 누구의 대변인이냐", "어느나라 정부에서 봉급 받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고, 각계에서도 "북한에 대변인이 있다면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지난 한 해 동안 핵물질 시설 가동이나 신형 ICBM 제조 정황이 알려지는 등 비핵화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수차례 불거졌지만, 이들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한 적이 한 번도 없다.

"北의 남남갈등‧한미공조균열 유도" 우려도

그러나 정부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지속한다는 차원에서 '북한의 행동은 핵합의 위반 및 도발행위가 아니다'는 해석을 내놓는데 급급하고, 정작 북측에는 공식적인 항의는 표하지 않는 행동이 반복되면서 '북한 대변인'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편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침묵을 지키는 것은 남남갈등 및 한미공조 균열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남 교수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자신들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논란 해소 및 관계개선에 나서야겠지만 북한은 '그쪽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니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현 남북미 대화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 대한 엄격한 통제 및 정보제한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당국이 개별 사안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다보면 주민들이 현 정세를 파악하게 되고 이는 김정은 체제의 균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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