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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우도 허탈’ 이정후, MLB급 홈 어시스트

김태훈 기자
입력 2019.03.18 00:00 수정 2019.03.19 04:30

두산과의 시범경기서 환상적 홈 송구 ‘어시스트’

뒤늦게 홈에 도달한 주자 박건우도 놀라

이정후가 호수비 후 들어오자 선발투수 요키시가 반기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정후가 호수비 후 들어오자 선발투수 요키시가 반기고 있다. ⓒ 연합뉴스

이정후(21·키움) 레이저빔 송구에 홈을 향해 쇄도했던 박건우(두산)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고척스카이돔서 열린 ‘2019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이스전에서 1-3으로 졌다.

결과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한 시범경기다. 홈 팬들은 키움 패배에도 1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 활약에 흐뭇했다. 이미 공격력을 인정받은 이정후는 이날 5회초 환상적인 수비로 더 큰 기대를 품게 했다.

선두타자 박건우가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까지 진루했다. 1사 후 박세혁이 볼넷을 골라낸 가운데 타석에 고졸신인 김대한이 들어섰다.

김대한은 좌완 선발 요키시의 2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았다. 좌익수 쪽으로 흐르는 공을 향해 이정후는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를 의식하면서도 침착하게 바운드를 맞춰 글러브에 공을 넣었다.

2루 주자 박건우는 이미 3루를 돌아 홈으로 뛰고 있었다. 공을 잡은 이정후는 곧바로 글러브에서 공을 빼 홈으로 향해 던졌다. 송구는 노바운드로 포수 이지영 미트에 꽂혔다. 완전한 아웃이다. 송구 보다 늦게 홈에 도달한 박건우는 완전한 아웃을 인정하며 허탈한 표정으로 외야를 바라봤다.

이정후도 레이저빔 송구로 홈 보살을 기록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후는 KBO리그 2시즌 동안 통산 15개 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환상적인 노바운드 송구로 실점을 막은 이정후 수비에 키움 홈 팬들은 환호했다. 이정후가 홈으로 들어올 때 뜨거운 함성을 보냈고, 선발 요키시도 이정후 수비에 엄지를 치켜들며 엉덩이를 쳤다.

이정후가 이날 네 차례 타석에서 병살타 포함 무안타에 그치며 시범경기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그것을 두고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정후의 타격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히어로즈 이정후의 타격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히어로즈

'레전드' 이종범의 아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해 신인왕(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11득점)을 차지한 이정후는 2년차 징크스 우려를 비웃듯 타율 0.355, 6홈런, 57타점, 81득점을 기록했다. 몇 년 후 정근우-이용규(이상 한화)와 같은 리드오프 역할은 물론 중심타자로 활약해도 모자람이 없을 타격감을 보여줬다.

오히려 지난 시즌 수비 도중 큰 부상을 당했던 이정후의 상태가 어떤지 보여준 명품 수비에 감탄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10월20일 대전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김회성 타구를 다이빙캐치 했다. 포구에 성공하며 승리에 기여했지만 어깨를 다쳤고, 11월 수술대에 올라야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두산 팬들도 “상대팀이지만 정말 놀라운 송구다”라고 칭찬했고, 당시 수비를 지켜본 야구 해설위원도 “3~4년 후 중심타선에 합류한 뒤에는 MLB 진출을 노려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정후를 비롯해 박병호-조상우 등 키움 선수단은 경기 후 팬들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전을 다짐했다. 1루 관중석을 찾은 선수단을 대표해 주장 김상수는 “잘 준비해서 올 시즌은 키움이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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