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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조우진 "볼 때마다 새로운 '또우진' 돼야죠"

부수정 기자
입력 2019.03.26 09:13 수정 2019.03.26 09:13

영화 '돈'서 금융감독원 수석검사 역 한지철

이경영 버금가는 '다작 요정' 등극

배우 조우진은 영화 '돈'에서 금융감독원 수석검사 역 한지철을 연기했다.ⓒ쇼박스 배우 조우진은 영화 '돈'에서 금융감독원 수석검사 역 한지철을 연기했다.ⓒ쇼박스

영화 '돈'서 금융감독원 수석검사 역 한지철
이경영 버금가는 '다작 요정' 등극


조우진(40)은 최근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 중 한 명이다. 지난 3년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출연한 작품은 20편에 이른다. '소우진'을 넘어 '또우진'이다.

이번엔 금융감독원 수석검사 한지철 역할이다.

'돈'(감독 박누리)은 부자가 되는 꿈을 가지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가 여의도 최고의 작전 설계자를 만난 후 돈의 유혹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돈의 흐름을 경쾌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게 미덕인 작품. 평생 보지도, 손에 쥘 수도 없을 것 같은 단위의 돈과 돈의 흐름에 따라 환희와 탄식이 오가는 증권가의 풍경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조우진은 "영화의 전체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을 봤다"며 "배우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며 작품을 함께 만들어갔다"고 밝혔다.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내면 감독은 "좋다", "싫다" 등 명확한 피드백을 줬다. 감독의 탁월한 능력 덕에 배우들이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고. 한지철이 이혼남인 설정은 조우진의 아이디어다. 조우진은 한지철을 '사냥개'와 '워커홀릭'으로 해석했다.

'왜 이 사람이 사냥개가 되었을까'부터 생각했다. "지철은 성실한 가장이자 회사원이었는데 금융 범죄가 날로 지능화 되면서 지독하게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후 가정에 소홀히 하게 됐겠죠. 돈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는 인물이고요."

영화 '돈'에 출연한 배우 조우진은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쇼박스 영화 '돈'에 출연한 배우 조우진은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쇼박스

조우진은 "돈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라며 "상대 배우의 리액션에 맞게 연기했다"고 전했다.

돈에 대한 조우진만의 철학은 무엇일까. 그는 "돈을 많이 벌지도 않았을뿐더러 잘 쓰지도 않아서 돈을 잘 모른다"고 강조했다. "'내부자들' 이전에는 사람 도리를 할 수 없을 만큼 돈을 벌지 못했어요. 이전보다는 윤택한 생활을 살고 있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돈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니까."

조우진은 이제 막 가족의 평화를 꿈꾸는 단계에 있다.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는 나눔을 실천하고 싶단다. "나눔을 실천하는 선배들을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요. 많은 돈을 벌고 싶다는 목표보다는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가치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나의 행복을 넘어서서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삶을 꿈꿉니다."

조우진은 이번 작품에서 류준열과 가장 많이 호흡했다. 배우는 "류준열 씨와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며 "준열 씨는 본인이 이해할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향이 있다. 호기심과 탐구 정신이 넘쳐나는 배우"라고 설명했다.

유지태에 대해선 "초반과 후반에 보여준 눈빛이 완전히 다르다"며 "오랫동안 연기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연기라 나도 배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주치는 상대 배우와 대화를 자주 나눈다는 조우진은 "몸과 마음이 힘들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면서 "힘들거나 피곤하지 않다"고 했다.

영화 '돈'에 출연한 배우 조우진은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했다.ⓒ쇼박스 영화 '돈'에 출연한 배우 조우진은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했다.ⓒ쇼박스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한 조우진은 영화 '내부자들'(2015)로 얼굴을 알린 뒤 '도깨비'(2016), '더 킹'(2016), '보안관'(2016), '남한산성'(2017), '강철비'(2017), '미스터 션샤인'(208), '마약왕'(2018), '국가부도의 날'(2018)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얼굴을 알리면서 "변했다"는 소리도 들었다. 조우진은 "사람이 바뀌는 것보다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속도가 더 빠른 듯하다"며 "이런 오해에 대해서 특별한 해명을 하고 싶진 않다. 이런 고민을 할 생각에 대본을 더 열심히 읽겠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이경영 못지 않게 '다작 요정'인 그는 모든 작품 속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배울 점을 끄집어낸다. '마약왕' 속 캐릭터에게선 자유로움을, '국가부도의 날'에선 신념, '돈' 속 한지철에게선 자기 일에 대한 무한 애정을 배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채운다.

최근 3년간 드라마 영화 넘나들면서 20편 가까운 작품에 출연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 법하다. "열심히 달릴 때는 몰랐는데, 쉴 때는 힘든 게 느껴지더라고요. 촬영을 1주일 안 할 때는 선배들이 작품 몇 개 하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하하. 최근에 좀 쉬었는데, 연기가 아닌 다른 일에 몰두해요. 책을 보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고요. 감각이 떨어질까 봐 불안해요."

다작을 하는 배우에게 이미지 소진은 뛰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짧은 기간에 많은 작품을 하고, 많은 캐릭터를 맡았으니 당연한 거죠. 겸허히 수용해서 '또우진이 새롭네', '이런 매력이 있네'라고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게 저의 숙제입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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