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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잘 짠 에메리…통한의 마지막 16분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9.03.03 13:30 수정 2019.03.04 08:26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서 오심으로 1-1 무승부

아스날의 에메리 감독. ⓒ 게티이미지 아스날의 에메리 감독. ⓒ 게티이미지

비겼지만 잘 싸웠다. 아스날이 북런던 더비에서 후반 중반까지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경기를 끌고 갔지만 오심과 페널티킥 불운이 겹치며 승리할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아스날은 2일(한국 시각)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승점 1을 얻는데 그친 아스날은 17승 6무 6패(승점 57)을 기록, 5위로 내려앉았다. 같은 라운드에서 사우스햄턴을 제압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58)이 4위로 뛰어올랐다.

아스날 입장에서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는 경기였다. 아직까지 프리미어리그에 VAR이 도입되지 않은 것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이날 아스날은 평소와 달리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섰다. 아스날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평상시 공격 지향적인 전술을 추구한다. 최근 3연승과 10득점이라는 화려한 공격력을 이어갈 법도 하지만 토트넘전에서는 자신의 철학을 버리고, 결과를 잡기 위한 판을 짜고 나왔다.

최근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토트넘전 맞춤 전략 등을 고려한 라인업 구성이 눈에 띄었다. 지난 본머스전에서 5-1 대승을 거둔 3-4-2-1 포메이션 대신 토트넘을 상대로 4-2-3-1를 꺼내들었다. 창의적인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 대신 활동량이 좋은 아론 램지를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시켰다.

그리고 측면 수비 강화를 위해 매이틀랜드 나일스 대신 시코드란 무스타피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또, 최근 뛰어난 오버래핑으로 왼쪽을 지배하고 있는 레프트백 세아드 콜라시나츠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수비력과 안정성이 뛰어난 나초 몬레알을 출장시켰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을 비롯해 루카스 토레이라, 메수트 외질을 벤치에 대기시켰는데 체력전을 염두한 에메리 감독의 선택이었다. 스쿼드의 나이가 젊고 활동량과 압박이 뛰어난 토트넘을 맞아 체력을 비축하며 후반에 승부수를 던지려는 에메리 감독의 의도가 엿보였다.

아스날은 시작부터 라인을 내리고, 자신들의 진영에서 수비벽을 형성했다. 2선의 미키타리안-램지-이워비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다. 이러한 아스날을 맞아 토트넘은 좀처럼 시원스러운 공격 전술을 선보이지 못했다.

아스날의 카운터 어택 한 방은 예리했다. 전반 15분 다빈손 산체스의 실수를 틈 타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쇄도하던 램지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램지는 위고 요리스 골키퍼를 제치고 왼발슛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후 아스날은 더욱 굳건하게 수비벽을 형성했다. 토트넘의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인해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롱패스의 빈도가 늘어나는 등 소유권을 쉽게 내준 점은 아쉬웠지만 수비에서만큼은 단단함을 유지했다.

에메리 감독은 후반 들어 자신이 구상한 시나리오를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초반 마테오 귀엥두지 대신 루카스 토레이라를 투입했다. 중원 장악력과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의도였다. 그리고 후반 11분 라카제트를 빼고 오바메양을 투입했다. 역습 상황에서 오바메양의 빠른 스피드는 지친 토트넘을 충분히 위협할 수 있다.

아스날은 후반 들어 좀 더 향상된 경기력으로 토트넘과 대등하게 맞섰다. 토트넘의 전방 압박은 다소 힘을 잃었고, 중원에서의 기동력도 감소하는 모습이었다. 아스날은 이워비의 개인 전술과 미키타리안-오바메양 콤비의 예리한 카운터 어택을 앞세워 토트넘 수비를 곤경에 빠뜨렸다.

후반 27분까지 9.7km의 활동량과 1골을 기록한 램지가 자신의 몫을 다하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 자리는 파이널 패스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외질이 대체했다.

이대로라면 아스날의 승리로 끝나는 듯한 경기 흐름이었다. 하지만 후반 28분 오심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 케인이 무스타피에게 밀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리플레이로 확인한 결과 케인의 위치는 오프사이드였다. VAR이 있었다면 실점을 면할 수 있었기에 아쉬움도 컸다.

비록 케인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45분 오바메양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오바메양의 페널티킥은 요리스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토레이라가 대니 로즈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퇴장을 당했다.

분명히 에메리의 대응 전략은 훌륭했다. 그럼에도 잃은 게 더 많았던 아스날이다. 맨유에 4위를 빼앗겼고, 토레이라가 향후 3경기에서 결장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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