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북정책 부정적 인식…'취업난''북한갑질'이 불붙여 20대男 "내가 나름대로 내린 판단…세뇌 취급 굉장히 불쾌" <@IMG1>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의심하는 여론을 겨냥해 "분쟁의 시대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듯한 세력", "발목 잡으려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도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들을 잇따라 내놨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특히 20대 남성 계층에서 통일 문제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이유는 "전 정권에서 반공 교육을 받은 탓"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2명에게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등 '북한이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보느냐'고 물은 결과, 20대 남성층에선 절반에 못미치는 36%만이 '북한이 합의를 잘 지킬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20대 남성층에서의 국정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교육을 못받은 탓"이라고 발언해, 20대 남성 계층의 지지 철회가 '잘못된 사고 방식'이나 '전 정권의 세뇌' 때문이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여당은 사과를 표명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발언 당사자인 홍 수석대변인과 설 최고위원은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그러자 여당이 보여주기식 사죄는 했지만, 여권내 20대 남성층에 대한 그러한 인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IMG2> 20대 남성들이 현 정부의 대북 정책과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에는 최악의 청년 취업난과 생활고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에서 "남북 경제협력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는 남북경협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당장 취업난·생활고에 시달리는 20대 계층에선, 길면 몇십 년 후를 내다봐야 할 대북투자 성과를 기다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막대한 '통일비용'이 지불돼야 할 것이란 전망도 경제적으로 취약한 20대 남성 계층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20대 남성은 "남북경협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해도 그것이 청년 계층의 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은 너무 먼 얘기 아니냐"며, "우리는 그때까지 참고 버텨야만 하는 버린 세대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 취업준비생은 "'헬조선' 불평하지 말고 동남아에 가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며 "남북경협이 이뤄지면 그 때는 북한으로 가라고 할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IMG3> 20대 남성들이 북한과 대북정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된데에는 북한의 '안하무인' 태도와 이를 방조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군 복무를 마쳤거나 복무를 앞두고 있는 20대 남성들 가운데에선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을 '그냥 넘어가 주기 어렵다'고 보는 의견들이 많다. 그런데 북측은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도발에 대한 책임을 전면 부정하고 있고 정부는 관련 언급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평양(평창)올림픽' 논란, 현송월 노쇼 사태, 남북 아이스하기 단일팀 강행, 리선권 막말 등 논란이 불거져도 정부는 오히려 북측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여 논란을 불렀다. 최근에는 국방백서에서 '주적' 표현이 제거되고 종전선언이 추진되면서, 정부가 남북의 과거사 문제를 묻어버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장기분단에 따른 남북 간 이질성 심화 ▲세대교체에 따른 민족 동질성 약화 ▲분단체제로 인한 민주화 지연 ▲탈민족주의 흐름 등이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제는 정부와 국민간의 세대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 변수를 활용해 국정운영 점수를 올리려고 하지만 현 세대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전략이 됐다"고 지적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20대 남성은 "북한의 고압적 태도와 남한과는 극명하게 다른 체제 등을 보면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내가 보고 나름대로 내린 판단을, '잘못된 교육'이나 '전 정권의 세뇌' 때문으로 규정 짓는 것은 굉장히 불쾌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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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여당, 20대 남성을 '잘못 배운 세대'로 정의하나?

이배운 기자 | 2019-02-27 01:00
통일·대북정책 부정적 인식…'취업난''북한갑질'이 불붙여
20대男 "내가 나름대로 내린 판단…세뇌 취급 굉장히 불쾌"


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문재인 대통령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의심하는 여론을 겨냥해 "분쟁의 시대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듯한 세력", "발목 잡으려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도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들을 잇따라 내놨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특히 20대 남성 계층에서 통일 문제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이유는 "전 정권에서 반공 교육을 받은 탓"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2명에게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등 '북한이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보느냐'고 물은 결과, 20대 남성층에선 절반에 못미치는 36%만이 '북한이 합의를 잘 지킬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20대 남성층에서의 국정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교육을 못받은 탓"이라고 발언해, 20대 남성 계층의 지지 철회가 '잘못된 사고 방식'이나 '전 정권의 세뇌' 때문이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여당은 사과를 표명하고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발언 당사자인 홍 수석대변인과 설 최고위원은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그러자 여당이 보여주기식 사죄는 했지만, 여권내 20대 남성층에 대한 그러한 인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한 취업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지난해 11월 개최된 한 취업박람회에서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0대 남성들이 현 정부의 대북 정책과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에는 최악의 청년 취업난과 생활고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한미 정상간 전화통화에서 "남북 경제협력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정부는 남북경협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당장 취업난·생활고에 시달리는 20대 계층에선, 길면 몇십 년 후를 내다봐야 할 대북투자 성과를 기다리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막대한 '통일비용'이 지불돼야 할 것이란 전망도 경제적으로 취약한 20대 남성 계층에겐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20대 남성은 "남북경협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해도 그것이 청년 계층의 혜택으로 돌아오는 것은 너무 먼 얘기 아니냐"며, "우리는 그때까지 참고 버텨야만 하는 버린 세대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 취업준비생은 "'헬조선' 불평하지 말고 동남아에 가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며 "남북경협이 이뤄지면 그 때는 북한으로 가라고 할 것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2월 천안함 폭침사태 유족들이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지난 2월 천안함 폭침사태 유족들이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0대 남성들이 북한과 대북정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된데에는 북한의 '안하무인' 태도와 이를 방조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군 복무를 마쳤거나 복무를 앞두고 있는 20대 남성들 가운데에선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의 무력 도발을 '그냥 넘어가 주기 어렵다'고 보는 의견들이 많다. 그런데 북측은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도 도발에 대한 책임을 전면 부정하고 있고 정부는 관련 언급에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평양(평창)올림픽' 논란, 현송월 노쇼 사태, 남북 아이스하기 단일팀 강행, 리선권 막말 등 논란이 불거져도 정부는 오히려 북측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여 논란을 불렀다. 최근에는 국방백서에서 '주적' 표현이 제거되고 종전선언이 추진되면서, 정부가 남북의 과거사 문제를 묻어버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장기분단에 따른 남북 간 이질성 심화 ▲세대교체에 따른 민족 동질성 약화 ▲분단체제로 인한 민주화 지연 ▲탈민족주의 흐름 등이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이제는 정부와 국민간의 세대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 변수를 활용해 국정운영 점수를 올리려고 하지만 현 세대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전략이 됐다"고 지적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20대 남성은 "북한의 고압적 태도와 남한과는 극명하게 다른 체제 등을 보면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 것 같다"며 "내가 보고 나름대로 내린 판단을, '잘못된 교육'이나 '전 정권의 세뇌' 때문으로 규정 짓는 것은 굉장히 불쾌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데일리안 = 이배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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